서구 괴곡동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시간이 지나면 자연과 인간은 변화한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인간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고 자연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담백하고 순수하고 꾸밈없이 사는 일은 자신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나무가 푸른 잎을 만들고 꽃과 열매를 만드는 것, 그것도 창조이고 예술이라고 한다. 자연의 끊임없는 생성은 바로 정신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장태산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괴곡동은 구봉산을 중심으로 조성된 마을이기도 하다. 구억뜸에서 시작되는 산행은 빼울약수터를 지나 비재와 구봉정으로 이어진다.
봉산은 서구 관저동, 가수원동, 괴곡동, 흑석동, 봉곡동에 둘러싸여 길게 서 있으면서 아홉 개의 봉우리가 모두 제각기 멋을 자랑하기에 대전에서 산행 좀 했다는 사람들이 즐겨가는 곳이기도 하다.
대전의 유일한 천연기념물이라는 괴곡동 느티나무도 잎을 떨어트릴 채비를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변화하듯이 세월에 따라 그냥 잎을 털어낸다.
구봉산 봉우리에 올라가 보면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서 산책하듯이 여유롭게 돌아볼 수도 있지만 괴곡동을 돌아보는 길도 좋다.
괴곡동은 천연기념물뿐만이 아니라 구석구석에 느티나무들이 적지가 않다. 갑갑한 도시 속에 갇혀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사는 우리네에게 산은 삶의 여유를 위한 탈출구이자 묵은 체증을 해소해 줄 힐링의 원천에는 여행이 있다.
파평 윤 씨 서윤 공파 고택은 문화재자료 제34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 곳이다. 지금도 후손들이 이곳에 거주하면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파평 윤 씨의 중시조인 윤관은 여진족을 정벌하고 고려의 재상인 문하시중으로 오르며 숙종대 후반에서 예종대 초반에 걸쳐 여진을 정벌하고 9성을 개척한 사람으로 역사책에 그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
구봉산은 여러 방면으로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아홉 마리 봉새형으로 구봉산(九鳳山)으로도 불린다. 그것은 이곳에 구봉 귀소형(九鳳歸巢形, 아홉 마리 봉새가 집으로 돌아오는 형)으로 명당이 있다 해서 부르는 곳에 에코힐링 맨발 황톳길도 있다.
대전팔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암괴석(奇岩怪石)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특히 가을 단풍의 풍경은 더욱 일품이라고 할만하다. 항상 자연과 인간의 변화를 보면서 많은 것을 보기도 하고 깨닫기도 한다. 니체는 플라톤이 무가치하다고 보았던 변화하는 것들, 덧없이 사라지는 순간들이야말로 가치 있는 것이고, 진짜 세상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