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포항에서 전 대통령 생가까지
옥포항에서 김영삼 대통령 생가까지 걷는 길을 옥포대첩로의 트레킹 구간이라고 한다. 1~3구간으로 나뉘어 있는 이 길은 약 8.3km의 길로 천천히 걸으면 2시간이 조금 넘는 구간이다. 물론 모두 걷지 않고 구간마다 걸어도 괜찮다. 오늘은 덕포항에서 전 대통령 생가까지 조성되어 있는 약 3km의 구간을 돌아보았다. 충무공 이순신을 만나러 가는 길로 전투에서 이겼지만 그 공적으로 인해 생을 마감해야 했던 성웅의 삶이 있다.
거제는 지금은 아름다운 관광지로 기억하지만 조선시대 이전까지는 권력은 지우려 했고 세상은 간직하려 했던 사람들이 유배를 많이 온 곳이기도 하다. 도시와 떨어져 있기에 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포로수용소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덕포해수욕장은 덕포항이 자리한 근처에 있다. 예전에 와서 펭귄 모양을 보며 조금은 독특한 해수욕장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멀리 그 펭귄이 보인다.
저 멀리 짚와이어를 타고 바다를 오가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뜨인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유배지는 모두 408곳 정도였는데 이 중 경상도가 81곳으로 가장 많았다. 유배지 별로 빈도수를 본다면 제주도가 81회이며 거제도가 80회로 1위와 2위를 차지했었다. 유배 횟수로만 보면 가장 핫한 공간으로 거제도가 자연스럽게 생각났던 모양이다.
휴일이라 그런지 덕포항에는 적지 않은 배들이 정착하고 있었다. 아마 낚시를 떠난 사람들은 이미 새벽에 거제의 앞바다로 나갔을 것이다.
다시 위쪽으로 올라오면 덕포항과 전 대통령 생가까지 이어지는 공간에 만이 보인다. 이순신은 백의종군을 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조선은 하나의 지역을 유배지로 설정하면 그곳에 이르는 동안 거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돌아가는 곡형 제도를 썼는데 백의종군을 하면서 이순신은 수많은 지역을 돌아다녔다.
이곳이 여행의 종착지는 아니겠지만 충무공 이순신의 옥포대첩로의 종점이기는 하다. 돌로 만들어진 담으로 둘러싸인 이곳이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라고 한다.
이 생가는 1893년에 목조 기와 건물 5동으로 세워졌으며 2000년에 대지와 건물 일체를 거제시에 기증하여 목기와 건물 3동이 보존되었으며 석축 및 석장 130미터가 축조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부산에서 통영에서 다리로 연결되어 어느 때라도 쉽게 건너올 수 있는 거제도는 섬이었기에 많은 애달픈 이야기도 있었던 곳이다. 절도 안치 외로움을 시로 달래었던 대학자 소재 노수신은 바다를 보며 이런 시를 남긴다.
육지에서 누군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오시지는 않는데.
부모님은 먼 곳에서 평안하신 지.
아직은 그릇이 얕으니 바다의 깊이를 잴 수 없구나.
포로수용소 공원뿐만이 아니라 거제도의 해안가의 도로를 돌아다니다가 보면 당시의 흔적이 남겨져 있는 공간들이 있다. 이념으로 인해 깊숙한 전쟁의 상흔을 남기며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국전쟁의 흔적은 거제에 거주하는 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