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길치 근린공원
사람마다 만보의 거리는 모두 다르다. 보통 1만 보는 거리로 환산하면 7~8km에 이르는 거리다. 숫자로서 만보를 셀 수도 있지만 한자의 만보는 한가로이 슬슬 걷는 걸음이라는 의미다. 비 오는 날은 아무리 빨리 걸으려고 해도 한가로이 슬슬 걸을 수밖에 없다. 전에는 가양 비래공원이라고 불리던 곳인데 오래간만에 걷기 위해 찾아갔더니 길치 근린공원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아래쪽으로 가다 보면 옥천으로 가는 길목에 항상 이곳을 지나간다. 약수가 아주 잘 나오는 곳이어서 가끔 들려서 목을 적시고 옥천으로 가기도 하고 다시 대전으로 들어가기도 하는 곳이다. 필자에게는 마치 잠시 머무는 그런 휴게소 같은 곳이다.
비가 내리고 있지만 빨간색의 나무가 있어서 그런지 그렇게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니 평소보다 천천히 걸을 수밖에 없어서 한자의 의미처럼 질펀하고 게으르게 걷는 시간이다.
자연은 그 속에 빠지기 전에는 얼마나 많은 것을 사람에게 주는가를 알려주지 않는다. 오늘도 그런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풍경 구성법에 의한 그림검사에서 사람의 상태를 분석하는데 길은 의식의 방향을 암시하며 인생의 길을 나타낸다. 산은 극복해야 할 문제의 수를 시사하기도 하고 당면한 과제나 의무 또는 미래를 암시하기도 한다.
자주 밖으로 나와서 걷는 것은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곳이 왜 길치 근린공원인가 했더니 산의 안쪽의 골짜기를 길치 골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길치 근린공원의 주차장에서 길치 골까지 올라가서 한 바퀴를 돌아보는 코스는 1km 정도다. 천천히 세네 바퀴를 거는 것만으로도 하루의 운동량을 채워볼 수 있다.
위쪽에는 족구장과 테니스장과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생활운동기구 등이 있다.
길치 근린공원의 위쪽에 자리한 이곳은 한국등산. 트레킹지원센터다.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는 「산림 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수립한 국가의 등산지원 기본계획(’ 07-17년’)에 따라 건전한 등산문화의 확산과 국민의 등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된 정부 인가 법인 기관이라 한다.
등산∙트레킹 활동의 의료비용 대체효과와 경제적 파급효과는 연구결과로도 증명이 되었는데 고요한 숲 속에서 나 자신과 마주하고 자연과 교감하는 것, 사람들은 그것이 건강해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에 등산∙트레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여가활동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