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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8. 2019

1박 2일 이수도

여행이 경험이 되는 시간

거제도의 첫날,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배를 타기 위해 이수도로 향했다.  거제도로 오는 코스는 언제나 그렇듯이 통영에서 신거가대교를 건너서 거제시내를 돌아가면서 이수도로 들어갈 수 있는 시방마을에 도착한다.  거제도의 풍광을 만들어내는 바다에서 잠시 멈춰도 좋고, 남해의 바닷길을 산책해도 좋다. 그 누구라도 포근히 안아줄 것 같은 부드러운 거제의 해풍을 맞으며 힐링을 느껴본다. 

저녁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몰라도 고요하기만 하다.  시방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이수도는 멸치잡이로 마을이 부유해져서 바닷물이 이로우니 이수도라고 부르는 섬이다. 맵에서 보면 학처럼 닮아서 학섬이라고 불리고 있다.  

시방마을에서 이수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왕복권을 끊어야 한다. 이수도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누가 어디에 살고 심지어 숟가락 숫자조차도 모두 알 정도라고 한다. 

배가 생각보다 빨리 가는 편이다. 시원스럽게 바닷 물살을 가르면서 이수도로 향한다. 거제도의 이수도와 시방마을의 근해는 멸치와 대구, 갈치 등이 많이 잡히는 곳이다. 그래서 회나 마른 생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반짝반짝 불을 밝히면서 배가 들어오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작은 등대다. 등대가 높지 않지만 이곳이 섬이며 바다라는 것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살방깨발소리는 노동요로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거제 주민들이 옛날부터 물고기를 잡거나 굴을 캐면서 생활해 온 데서 유래된 민요로 춘궁기의 어려운 식생활을 해결하기 위해 거제 아낙네들이 바닷가에 나가 굴을 캐면서 불렀다고 하는데 우선 한 겨울에는 이런 모둠회 한 상정도는 먹어줘야 하지 않겠는가.  

이수도처럼 섬의 앞바다(물)가 이로워서 붙여졌다는 이름의 이(利)는 지역마다 붙여진 곳이 여러 곳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의 군사들을 건네주어 후백제에 승리를 하게 해 주었던 지역은 지금 왕건이 붙여준 대로 경기도 이천이라고 불리고 있다.  

말려진 갈치는 튀겨서 먹으면 뼈째 먹을 수 있어서 먹기가 편하다. 전날에도 튀긴 갈치를 안주삼아 열심히 음주를 한 기억이 난다.  

아침이 되어 천천히 이수도의 마을을 탐방해본다. 천천히 바다 아래 풍경도 감상하고 간혹 보이는 풀이나 나무와 인사도 해본다. 바람이 전해주는 바다 냄새와 도시에서 만나기 힘든 골목의 풍경도 지나쳐가 본다.  

낯선 곳과 빨리 친해지고 싶다면 우선 전망대를 찾는 것이 좋다.  멋진 전망을 먼저 만나면 그곳이 친숙해지고 다시 찾고 싶어 진다.  멋진 빨간 케이블카가 없어도 걸어서 올라가기에 힘들지가 않은 이수도의 전망이다. 

이수도의 1박 2일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빨리 지나가고 여행이 경험이 되는 시간이 되었다.  다시 배를 타고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수도의 대표적인 여행 프로그램은 1박 3식으로 직접 잡은 생선과 해산물로 차리는 어촌 밥상을 먹을 수 있는데 모든 민박과 펜션에서 제공하며 사람 수에 따라 가격이 약간씩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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