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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0. 2019

지금 걷다.

고성의 남산공원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지금이라는 것은 어떤 것의 부분이 될 수가 없다. 그냥 지금일 뿐이고 지금은 시간을 대체해서 말하기는 힘들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에게 과거나 미래를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세 가지 현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나간 것들의 현재인 기억, 지금 것들의 현재인 시야, 다가올 것들의 현재인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기억, 시야, 기대가 사람을 규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지금 고성군 고성읍의 중심에 자리한 고성 남산공원을 걷고 있다. 고성읍에서 걸어볼 수 있는 대표 공원으로 세 곳이 있는데 늘봄공원과 고성 송학동고분군, 그리고 이곳 고성 남산공원이다.  입구에서부터 경남 고성을 상징하는 공룡이 맞이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국학기공 생활체육운동을 하는데 2020년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하니 생활체육이 필요하신 분들은 이곳으로 나오셔도 좋다.  

고성 남산공원의 입구는 여러 곳이 있는데 필자는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부터 걸어 올라가 본다. 입구에는 문학동산이 있는데 여러 시를 읽어보며 잠시 문학의 향기를 맡아볼 수 있다. 

"시간의 대단한 점은 끊임없이 흐른다는 것이다."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시간과 에너지를 심오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관계를 처음 깨달은 사람을 아인슈타인은 주목하였다. 그가 가장 창의적이고 주목할 만한 수학자인 여성인 에미 뇌터였다. 그녀는 일상적인 물리에서 어떤 역학이든 간에 에너지 보존을 가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밝혔다. 그녀의 연구 덕에 양자물리학에서 왜 시간과 에너지가 항상 같이 붙어 다니는지 알게 되었다.  

남산공원에서 지금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하고 걸어서 올라가 본다. 남산공원의 구석구석에는 팻말로 마음의 무게를 덜어낼 만한 문구와 시가 눈에 뜨인다.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운 충혼탑과 봉안각. 6.25 반공유적비, 보광사, 선인들의 행적비(行跡碑), 생활체육시설과 목련 쉼터를 조성하여 체력단련과 함께 쉼터로서의 완벽한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많은 읍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공원이다.  고성군의 고성읍의 위쪽부터 길게 내려와서 저 아래 남포항으로 가기 직전까지 이어진 이 산책로는 1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운동하기에 좋은 곡선과 구배를 가지고 있다.  

곳곳에 휴식을 하기 위한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겨울이라 봄, 여름, 가을에 피는 꽃의 향기는 나지는 않지만 지금에 집중할 수 있어서 나름의 여유가 있다. 내년 가을에는 남산공원 남산정 ~ 끝섬(남산 오토캠핑장 인근) 산책로 500m 구간에 구절초 5만 5000본이 만개할 때 와서 가을의 정취를 느껴봐야겠다.  

위쪽으로 좀 더 걸어서 올라오니 고성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조용하지만 공룡이라는 이야기가 도시 전체에 남겨져 있는 도시다.  일반적으로 차가운 물체는 낮은 엔트로피를, 뜨거운 물체는 높은 엔트로피를 가진다. 에너지는 보존이 되지만 엔트로피는 보존이 아니라 제한 없이 증가하는 성질을 가졌다. 에너지를 절약하자라는 말은 에너지를 아끼자는 것이 아니라 유용한 일을 하지 않는 엔트로피를 만들지 말자는 의미다. 즉 신체를 이용하여 운동하는 것은 지구와 살고 있는 곳의 미세먼지의 발생을 줄이는데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심히 고성 남산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몸에서 열이 나고 있다. 올라오던 입구에 있던 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주변을 돌아본다.  

정자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작은 연못과 함께 물레방아도 눈에 뜨인다. 이곳은 바닥이 뻘이라서 혹시라도 물놀이를 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가 있다.  고성 남산공원에는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된 반딧불이도 있고 도롱뇽이 서식하며 이미 도롱뇽 생태연못이 조성된 것을 비롯해 남산공원 주변이 그야말로  자연 생태공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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