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겨울과 어울리는 대전 시애틀 공원

사랑의 'ㅅ'도 제대로 모를 때 사랑스럽고 희망적인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개봉했다.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라는 배우가 연기한 이 영화는 겨울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그런 따뜻함이 있었다. 로맨스의 옛 속담을 연상케 하는 영화였다.


"당신이 결혼식 하객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을 똑같이 과소비하라고 하는 남자가 있다면 잡아야 한다."


돈을 허투루 쓰지 않지만 사랑하는 여자에게 돈을 쓸 때는 너그러운 남자를 좋아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게 보인다. 새엄마가 필요하다는 깜찍한 라디오 사연을 보낸 '조나'와 아내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샘'의 이야기는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잠 못 이루는 시애틀 씨'라는 애칭을 얻게 된 '샘'. 그의 진심 어린 사연에 푹 빠진 '애니'는 그가 자신의 운명의 짝이라는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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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에 시애틀의 이름을 붙인 공원이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았다. 그것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개봉했던 1993년과 시기도 비슷한 1994년에 시애틀시와 자매도시를 맺은 것을 기념으로 조성된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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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같은 느낌의 도시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름만큼은 시애틀이라고 붙었으니 겨울의 낭만은 더한 셈이다. 시애틀이라는 도시는 초기 정착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서 가장 큰 대도시인 시애틀은 초기 정착촌이 형성되고 나서 오랫동안 정체상태로 있다가 1893년에 그레이트 노던 철도가 개통되어 주요 철도 종착지가 되면서 급속히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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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애틀이라는 도시는 언제 가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영화 덕분에 매우 따뜻하고 감성이 있을 것 같은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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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지는 않은 공원이지만 구석구석에 생태습지를 비롯하여 작은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두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붙인 도시가 생긴다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정작 인디언 시애틀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의 영원한 잠은 방해받을 것이라고 하며 이를 반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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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잠 못 이루는 밤은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설레임일 수 있고 단순히 불면증일 수 있다. 그렇지만 아파트로 둘러싸인 대전의 시애틀 공원에서는 그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도 좋지 않을까. 설레어서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다. 감성이 메마르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가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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