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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2. 2019

흘러가는 걸음

음성 유신 저수지를 걷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시간을 흘러가는 강물에 빗대어서 이야기를 해왔다. 강물처럼 시간이 흘러가는데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변화의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우리는 사라짐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어딘가로 가서 흘러가듯이 걸어가는 것은 그 날만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저수지는 보통 낚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물 위에 걷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 놓은 곳은 많지가 않다. 음성의 유신 저수지는 그런 느낌을 받게 하는 곳이었다.

요즘에 낚시 프로가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낚시보다 인생의 길을 걷는 것을 선호하는 입장에서 이런 공간이 더 마음에 든다.  유신 저수지는 다른 저수지가 생겨난 목적과 유사하게 농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저수지를 가로 건너갈 수 있는 다리 같은 시설이 있는데 위를 걸어보면 느낌이 조금 색달랐다. 마치 구름다리를 걷는 느낌이랄까. 

필자는 보통 기억을 이렇게 글로 남기는 편이다. 고대 그리스인은 기억을 '므네모시네'라는 신으로 묘사하였다. 므네모시네는 예술가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뮤즈 신들의 어머니로 나오게 된다. 암묵적 기억은 살아가면서 몸으로 습득한 기억이다. 수영을 하던가 자전거를 타는 것들은 그런 기억들이다.  몸이 사물이나 물질에 공명하며 축적한 앎은 이론적인 지식으로 가동하기가 쉽지가 않다. 

물 위로 날듯이 걸어보는 기억을 남겨볼 수 있는 유신 저수지는 차평 저수지라고도 하며, 주변에 수레의산, 수레의산 자연휴양림, 청소년수련원 등이 있다. 유신 저수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응천으로 합류하게 된다.  제체 길이는 187m, 제체 높이는 20m이다. 총저수량은 48만 7천 톤이며, 유효 저수량은 53만 9천 톤이며 유신 저수지 시설은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역본부 음성지사가 관리하고, 총 저수량 50만 톤 이하의 2종으로 수원공은 주수원이다. 제체 형식은 휠 댐이고, 제당 구조는 토언제 균일형으로 구축이 되어 있다. 

멀리서 날아가는 철새들이 눈에 뜨인다. 겨울이 되면 만나볼 수 있는 철새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지만 망원렌즈를 가지고 오지 않으면 가까이서 보기가 쉽지가 않다.   그냥 걸으면서 저 새들도 나름 생존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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