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빠진 고기

설렁탕의 매력이란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로 먹어볼 수 있는 고기가 있을 듯하다.  물에 빠진 고기와 물에 빠트리지 않고 구워 먹는 고기와 생으로 먹는 고기다. 무엇이 맛있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기 힘들겠지만 각각의 매력이 있지 않을까. 물에 빠진 고기로 만든 대표적인 음식으로 설렁탕과 갈비탕이 있다. 물론 다른 재료가 들어간 음식들도 많이 있다. 주로 육수를 맑게 혹은 진하게 내어서 만드는 음식은 설렁탕과 갈비탕이 대표적일 것이다.  먹기에도 편하고 한 그릇을 먹으면 무언가 내 몸에게 선물을 선사한 느낌이 든다. 

설렁탕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반찬이 상당히 중요하다. 첫째는 배추김치와 둘째는 무김치다. 어떤 것을 선호하느냐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 갈라질 수밖에 없다.  설렁탕은 서울의 명물 음식으로서 일찍부터 대중음식으로 시판되었다.   곰탕을 한나라에서는 콩탕, 청나라에서는 실러, 몽고에서는 슐루라 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 실러·슐루가 설렁탕이 되었다고 방언집석에 등장하기도 했다. 

설렁탕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평소에 많이 먹지 못하는 파를 듬뿍 넣어서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는 이 파가 어찌나 싫었던지 라면 수프에 나오는 파도 안 넣고 끓여먹은 기억이 지금도 난다. 이 파는 건강이 아니더라도 맛의 향을 더해주기에 매력이 상당히 크다.  

행사가 끝나면 미리 준비해둔 가마솥에 쌀과 기장으로 밥을 하고, 소로는 국을 끓여 구경꾼 가운데 60세 이상의 노인을 불러 먹였다는 그런 이 국은 국물이 뽀얗고 맛이 농후하다 하여 설농탕(雪濃湯)이라고도 부른다.

파는 더 달라고 하던지 아니면 나온 것을 모두 넣어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고기 삶은 물인 공탕(空湯)을 몽고어로는 슈루라고 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식문화는 우리만의 문화가 아니라 몽고, 중국, 일본 등의 식문화가 이제 같이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음식에는 정답은 없다. 그냥 맛있게 먹을 수 있고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든다.   국수 한 사리를 얹고 채반에 놓여 있는 고기를 넣고 뚝배기에 밥을 넣고 뜨거운 국물로 같이 스며들어 밥을 데워서 먹는 그 맛이 설렁탕의 맛일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