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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8. 2019

화성 핫플여행

찜질하고 감상하고 느껴라.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핫한 것이 당기는 날 지인과 함께 따끈한 온천에서 찜질하고 미술관에서 감상하고 우리 꽃 식물원에서 느껴보았다. 여행에서 몸을 풀고 시작을 할지 나중에 몸을 풀지는 개인의 선호에 따라 즐기면 된다.  

핫플레이스라는 말은 말 그대로 따뜻한 장소라는 의미다. 먼저 화성에서 유명한 온천 체험을 하고 찜질을 하기 위해 이동을 했다.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간식을 먹는 것만큼 매력적인 것이 있을까. 장작으로 뜨겁게 만들고 구석구석 익어가는 군고구마를 만들어서 먹는 것은 생각만 해도 즐거워진다.  

뜨거운 찜질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여성분들 상당수는 찜질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편이다. 이날도 이곳을 찾아온 분들의 여성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이날 찾은 찜질방은 저온, 중온, 고온, 최고온으로 방이 만들어져 있는데 먼저 들어간 것은 저온이었는데 처음에는 조금 버거웠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그다음에 간 방은 고온으로 뜨겁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지만 최고온으로 들어가 보니 마치 목구멍이 타들어가고 눈이 따갑다고 느낄 정도 고온이었다. 이만하면 충분했어라고 벌떡 일어서는 필자를 지인이 붙잡아 앉힌다. 

이날 같이 간 지인과 잠시 요가로 몸을 풀면서 땀을 흘려보았다. 

달구어진 몸을 식히면서 안에 있는 식당에서 오겹살을 먹으면서 배를 채웠다. 땀을 흘려서 그런 것인지 여행을 온 느낌이 좋아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고기의 맛이 무척이나 좋다. 글을 쓰는 지금에도 무척이나 배가 부르다.  

온천욕을 하는 곳 위에는 스파와 수영을 할 수 있는 호텔이 자리하고 있다. 온천욕을 즐기고 다시 스파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도 하루를 아주 꽉꽉 채워 즐기는 방법일 수 있다. 

찜질과 고기를 배를 채운 뒤에 엄미술관이라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12월 말까지 이곳에서는 '루이스 부르주아와 반 겔더: 알렉스 반 겔더의 루이스 부르주아 초상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름에서 연상되는 자본가는 곧 부(富)와 직결되므로 직접적으로 부자를 일컫는 속어로도 쓰이는 부르주아의 반대말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프롤레타리아라고 대답해주었다. 오래간만에 입에 올려본 단어다. 고대 로마 시대에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가난한 자유민을 뜻했던 라틴어 'proletari'에서 유래한 것이 프롤레타리아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처음 이름을 들어본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는 세기의 조각가로 그와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작가라는 알렉스 반 겔더의 협업 작품 81점 중 33점이 이곳에 전시되고 있었다. 

나이가 들면 정신은 젊은 상태에 놓여도 상관이 없고 열정적으로 살아도 좋지만 그게 맞는 인생의 자세는 필요하다. 그에 맞는 얼굴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묘미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창작의 호기심이 노년에도 끝까지 멈추지 않고 창작활동을 했다고 한다.  

세기의 예술가라는 이상화된 관념을 벗어던지고 소박한 날 것의 미를 그의 마지막 모습에서 만나보는 시간이다.  정형화된 초상의 틀이 있다면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독립성을 다시금 보기 위해 사회문화적 통념 속에 의식화된 미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이 느껴진다. 

우리는 수십 년 전 과거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 것인가를 잠시 고민을 했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혹은 더 잘살기 위해 말을 해준들 모든 인생의 연결고리는 혼자만의 것이 아니기에 오히려 더 악화될지 모른다. 그냥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지면 된다. 

이날 마지막 일정은 우리 꽃 식물원이었다. 석산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금수강산을 표현한 한옥 형태의 사계절관에는 식물 이용원, 생태연못,  약용원 등 1,100여 종의 우리 꽃식물들이 사계절 감상해볼 수 있는 곳이다. 

인간이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에는 식물도 있다. 인류보다 고등한 지적 생물이 살고 있다는 생각되는 세상이 은하수 은하에만도 100만 개에 이를 수 있다고 하지만 많은 수의 세상들 중에서 지구는 표면이 온통 물로 덮여 있는 아주 진귀한 존재다. 

물을 기반으로 식물은 생존하고 우리에게 산소를 공급해준다.  

반영이 뚜렷해지는 시간이 있다. 물 위에 존재하기에 물에 자신의 모습을 복사하여 또 하나를 만들어낸다.  플러스의 인연과 마이너스의 신중함을 하나로 통합하고 융합하게 된다면 자신만의 반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먹고 기도하다가 잠자는 것도 좋고 찜질하고 감상하고 즐겨보는 것도 좋았다. 


"상기 콘텐츠는 화성시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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