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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4. 2015

기생수 2

인간다운 것이란 무엇인가? 

인간답게 행동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보통은 윗사람을 섬기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며 자식의 성공을 위해 무엇이듯이(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데 정말 인간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모두들 잘살고 싶기 때문이다. 잘 산다는 것은 평균 이상의 집에 거주하고 한 달에 한 번쯤은 여행 가고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공부를 하는데 돈을 대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인간다운 것은 그리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의미는 모든 생물보다 우위에 있다는 의미도 되지만 약육강식의 그런 동물적인 본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살인은 나쁜 것이라고 하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대량학살을 행해왔고 이유를 만들어 전쟁을 일으켰다. 고대 전쟁에서 수십만이 죽는 것은 일상사였으며 강간과 아동 살인 수십만 수백만이 전쟁기 간 중에 일어났다. 한국 역시 쿠데타를 통해 정권교체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상당수의 사람들의 인명이 살상되었다. 


정말 우리는 인간적인 것일까?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면 얼마든지 선과 악에 대한 기준을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인간적인 것이 아니다. 


유일하게 인간성을 회복하고 신이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존재는 그의 여자친구뿐이었다. 여자들은 미묘한 것을 알아차리는데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숨기려고 해도 여자들에게 숨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왜 그렇게 진화되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이유를 찾으려면 외부의 위협에 노출되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다. 만약 자신에게 변화가 있는데 여자친구가 알아채리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면 그건 여자친구가 넘어가 준 것이 더 많다. 그녀는 기생충에 의한 신이치의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렸다. 


기생하는 짐승이라는 의미의 기생수는 실제 기생하는 곤충이 아닌 인간을 의미했다. 우리는 기생하면서 사는 것에 얼마나 익숙해졌던가? 그러기 위해서 사기 치고 사람들을 속이고 정치인들은 당선되기 위해서 절대 이행할 수 없는 공약을 떠벌인다.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고 상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서 아닌 척 쑈를 한다. 인간이 가장 비열했고 가장 추악했다. 


생존하기 위해 사람들을 먹는 기생수보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는 인간들이 더 비열하고 더 비난받아 마땅했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료쿄를 보면서 사람들보다 더 인간적인 기생수를 본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태어난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통에 혹은 화장실에 버리는 일부(극히) 젊은 사람들이 이들 기생수보다 나은 것이 무엇인가. 


역시 일본 영화들은 색깔이 달랐다. 한국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감성팔이를 잘한다는 점이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인간의 본질로 계속 끝없이 파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영화,  드라마할 것 없이 때론 유치한 인간의 속성을 그리고 때로는 일상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고 그리고 직설적으로 그린다. 



인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물과 생물은 지극히 약한 존재다. 바퀴벌레가 인간보다 생존력이 강하고는 하나 그냥 바퀴벌레일 뿐이고 사파리의 제왕이라는 사자 또한 그러하다. 더 문제인 것은 같은 인간한테 더 잔인하다는 점이다. 내가 돈을 주고 있는 종업원이라서 아파트 경비원이기 때문에 혹은 내 말을 어절 수 없이 들어줘야 하는 서비스직은 말 그대로 노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멘탈이 강한 사람이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돈의 노예가 되고 계급이 깡패라도 버티게 된다. 


사람은 금전적인 것이나 지위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완성됨으로 증명이 된다.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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