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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1. 2019

점촌 (店村)

그릇을 팔던 그릇점이 모여 있던 곳

문경을 처음 가서 문경에 거주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역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문경시내에서도 명확하게 구분을 하던 지역명은 문경읍과 점촌이었다. 같은 문경시내에서 그런 구분을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지역의 경계를 나눌 때 이전에는 다른 곳에 속해 있다가 행정경계가 바뀌면서 다른 곳으로 속하기도 한다.  그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옛 생활공간을 기억하며 마치 DNA가 일을 기억하듯이 대를 이어 기억하게 된다. 

지금도 문경을 가다 보면 상주와 문경의 경계를 넘나드는 곳이 있다.  문경시의 주요 시설이 자리한 점촌이 바로 그러하다. 불과 10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주에 속했던 곳이고 비교적 최근인 1995년까지 점촌시라고 불리던 곳이었다. 문경현은 1896년에 군으로 승격되었고 약 100년이 지난 후 1986년 1월 1일 문경군 호계면(虎溪面) 별암리(鱉巖里) 일부를 편입하여 점촌시로 승격되었다. 점촌을 이루는 조선 전기까지만 해도 장인의 직역은 세습되는 것이 원칙이었고, 조선 후기에 이르러 그러한 제한이 완화되었다고 해도 점촌의 혈연성은 강하였던 공간이다. 점촌은 토기·유기·철기·옹기를 생산하는 마을이나 광산촌이 많았다고 하다.  


점촌시는 1995년 1월 1일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당시 문경군과 통합되어 문경시가 되었지만 이전의 지명은 그대로 사용하여 점촌동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예로부터 이곳에서 살아오던 사람은 점촌이라는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문경시내로 들어가는 관문의 점촌역도 이전의 지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점촌역은 과거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렸던 시절에는 이 역을 포함한 문경의 여러 역들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었다.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거기에 더해 경북선 특유의 낮은 교통량까지 해서 지금은 문경시에서 여객을 취급하는 역은 이 역밖에 없다고 한다. 조용한 곳이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 예정이다.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으로 점촌역 이벤트광장은 점촌역 광장을 공공 오픈스페이스로 정비해 이벤트 공간·교육체험공간·도시재생지원센터(마실 놀이터) 등이 복합된 시민광장으로 환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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