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최고를 위해 산다.
1986년에 개봉한 탑건이라는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비디오테이프로 접하고 나서 전투기 조종사에 대한 생각보다 남자라는 존재를 다시 보게 되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우위에 서고 싶다는 생각은 남자의 기본적인 속성인 듯하다. 때론 어설퍼보이고 때론 무의미해 보이는 경쟁에 자신의 열정과 시간을 소모하는 남자들은 생각보다 많다. 많이 갈무리된 사람이라도 동성을 만나면 누가 우위에 있는지 묘한 신경전을 벌일 때가 많다. 보통 사회적인 지위에 힘입어서 경쟁을 해보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걸 제외하고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탐 크루즈가 주연을 하며 그를 당당하게 탑배우에 올리게 했던 영화 탑건은 남자의 영화였다. 해군 최신 전투기 F-14기를 모는 젊은 조종사 매버릭 대위는 의문의 사고로 돌아가신 전투기 조종사였던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젊은 남자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지성의 군주이며 대왕으로 불리었던 정조조차 어릴 때 자신을 옥죄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해 죽을 때까지 헤어나기 위해 노력했었다.
경쟁에서 최고로 올라가야 하는 탑건의 자리는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여자는 화합을 꿈꾸고 공생을 생각할 수 있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서열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끊임없이 그 자리에 연연하면서 상대를 파악하려고 애쓴다. 관점의 차이가 크다고 보는 것보다는 내면에 자리한 DNA의 근본적인 차이라고 할까. 물론 자신을 잘 컨트롤하는 사람과 그걸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람과의 차이는 분명히 있을 수 있다.
반항아적인 이미지가 분명해 보이는 탐 크루즈의 탑건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야 만족하는 남성의 본질을 잘 그려냈다. 아직까지 그런 성향이 있다면 젊은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지만 강하면서 첫 번째로 서고 싶어 하는 그가 2020년에 다시 돌아온다.
남자는 최고를 지향하며 살아갈 때 의미가 부여된다고 생각한다. '탑건: 매버릭'은 톰 크루즈의 2020년 6월 컴백작이자 기대작이다. 여전히 비행기를 조종하고 싶다는 생각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할 일도 많아서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