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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8. 2019

사라진 집들

2019-2020 지역 리서치 프로젝트 기획전

도심의 기능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방법이 도시 재개발에서 도시재생으로 바뀐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도시 재개발의 방법은 도심의 기성 시가지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여 고안된 것이었다. 도시 재개발은 재개발 전의 도시를 개변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도로나 광장의 공공시설이나 생활공간의 재편성을 수반하고 도시 레벨 계획에 관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 단계에서 기존의 집들은 사라지게 되었다.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밀어버리고 만드는 도시 재개발은 깔끔해 보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익부 빈익빈만 극대화시키며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커졌다.  함께 공존하며 살던 수많은 사람들 중 일부만 편의시설의 혜택을 보고 그 자리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대전도 둔산지역이나 노은, 관저 등 새로운 부지에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주거지역이 형성되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곳이 재개발되면서 많은 집들이 사라져 갔다. 옛 충청남도 도청의 전시공간에서는 목동 3 지구에 대한 기억과 기록으로 막다른 골목 사라진 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런 도시 모형은 학교 다닐 때 참 많이 만들어 본 기억이 난다.  지금은 대학 등에서 많은 지원이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돈을 내서 이런 모형을 만들어서 과제를 했어야 했다. 

목동은 2006년 목동 3구역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에 의해 사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사라지게 되는 집들은 자본에 의해 단절되는 공간의 시간성만 기록으로 남아 있게 된다.    

도시 재개발은 많든 적든 원인이 되는 부분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제까지의 재개발에서는 고도의 인공적인 도시 환경을 정비하는 것에만 전력하여 자연을 파괴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제는 거리의 살아 숨 쉬어 오던 문화적인 유산이나,  자연환경을 새로운 도시의 기능과 함께 유지시키는 것이 인간 환경의 회복이라는 중요한 변화에 직면해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도시재생의 가치를 한국보다 수십 년 먼저 심지어 100여 년 먼저부터 준비한 국가도 있다.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음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그 과정 속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다.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가진 것으로 인해 불행해지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은 행복하지만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사람은 남이 가진 것에 의해 평가되기에 행복하지 않다. 그 길에서 이들을 보았는지 손해를 보았는지 일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여부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다. 사는 곳의 가치 역시 누군가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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