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의 정석

01-1. 민물고기 어죽

모든 일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바른대로 걸어가는 정석의 길이 있다. 정석(矴石)은 배를 세울 때 물밑으로 떨어뜨려 배를 고정시키는 데 사용하는 받침돌이다. 사람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정석이 필요하다. 정석의 길은 묵직하면서도 시간이 걸리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빨라지기 시작한다. 민물고기 어죽은 냇가에서 솥단지를 걸어놓고 바로 잡은 민물고기를 끓여서 놀다 지친 허기를 채우며 즐기는 구황 음식이자 향토 음식으로 지금도 어죽으로 유명한 여러 곳에서 고유의 맛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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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는 도시에 있는 전통시장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광역시라고 해도 민물고기를 파는 점포를 보기 힘들 정도이기도 하다. 게다가 어종은 보통 다양하지 않은 편이다. 그래도 뼈가 조금은 적은 메기를 시장에서 사 왔다. 민물새우를 넣으면 시원해져서 같이 사 왔는데 민물새우의 가격이 예전보다 올랐다. 어죽에는 일반적으로 쌀 이외에 부재료를 사용할 경우 많이 사용하지 않으나 이날 어죽은 주재료를 쌀로 하고 여기에 부재료로 깻잎, 풋고추, 양파, 마늘 등 다양한 식재료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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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고기로만 육수를 낼 수 있었으나 원래 하던 대로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따로 끓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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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이 제거되고 핏물을 씻어낸 메기를 체에 밭쳐서 밑에 된장과 식초 약간을 넣고 끓여주기 시작한다. 잡내가 사라질 수 있다. 살짝 작은 메기 두 마리와 큰 메기 한 마리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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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넣어서 끓인 육수와 함께 메기를 고아내듯이 끓인다. 살이 흐물흐물해질까지 끓이면 살과 뼈가 자연스럽게 분리가 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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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살과 뼈를 분리한 다음 다시 꺼내서 손으로 따로 고기 속에서 작은 가시나 딱딱한 것들을 골라내야 한다. 어죽은 정성의 맛이다. 국물은 체에 밭치고 머리·뼈·가시 등은 깨끗하게 골라내고 살을 살살 부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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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이미 전날 퉁퉁 불려놓았기에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된장 등을 넣고 폭폭 하게 끓이다가 쌀과 양파 등을 넣고 끓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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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잡은 물고기일수록 비린내가 덜하게 된다. 별미인 어죽 맛의 비결은 싱싱한 재료다. 요리의 정석은 몸이 중심을 잡기 위해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전통과 새로운 양식이 적절히 융합·변천하는 문화양식의 하나인 요리는 보기 좋고 먹기 편하게 담아낸 훌륭한 요리는 그것을 즐기는 것과 함께 일종의 예술이라고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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