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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1. 2020

도시의 냄새

김제 성산 전망대

바쁜 시간에도 어떤 도시에 가보면 그 특유의 냄새가 있다. 물론 공업도시라던가 화력발전소는 고유의 냄새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만 일반적으로 도시마다 냄새가 다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제의 낮은 산등성이지만 성산에는 성산 전망대와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계절이 되면 꽃향기가 그걸 알리는 것처럼 도시의 냄새도 계절에 따라 변하게 된다. 

현대의 도시는 인류 문명의 발자취나 경제 성장, 새로운 사회 변화를 보여주지만 도심 속에 공원은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꽃향기와 풀숲, 나무 향을 도시 속에 채워준다. 흔하게 보는 도로의 가로수는 탁한 공기 대신 싱그러움과 향기를 가져다준다. 

김제를 보기 위해서 올라가는데 옆에는 오래된 고목이 우뚝 버티고 있었다. 도시의 향기는 개인적인 경험이나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에 객관화를 하는 것은 어렵다. 그냥 자신이 느끼는 대로 기억하면 된다.  

고목을 지나서 열심히 걸어서 성산 전망대 쪽으로 걸어서 올라간다. 여행 오는 사람도 그렇지만 하루 일을 시작하거나 끝낼 때 그 고단함을 감싸주는 것이 도시의 향기이기도 하다.  

성산 전망대는 높은 곳은 아니지만 낮은 김제시이기에 조그만 높은 곳에 올라오면 김제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김제하면 평야로 유명한 곳이 아닌가.  

전망대로 올라오니 상당히 조용한 시간만 흐르고 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지 모르겠지만 마치 어르신들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첫날 전북 김제시 성산공원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김제문화원이 주관하는 이날 행사는 공연이 시작을 알리고 박준배 김제시장과 김종회 국회의원, 온주현 김제시의회 의장 등이 시민들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성산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김제를 압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작은 박물관이 나온다.  김제의 대표적인 벽골제를 비롯하여 장화쌀뒤주, 금산사, 만경향교, 김제향교,  이석정선생생가, 성덕왕버들, 오영순 전통가옥등에 대한 설명을 접할 수 있다.  

김제에도 향교가 세 곳이나 있다. 김제향교, 금구향교, 만경 향교를 비롯하여 용암서원, 구암서원, 백석 서원, 저산 서원, 삼현 서원,  벽성 서원까지 무려 9곳의 오래된 교육기관이 있는 것을 보면 김제는 역사의 중심이었던 곳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김제 하면 벽골제가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도시인데 벽골제는 당시 대규모의 토목공사로 큰 공사이기에 용추에 제물을 바쳐 용의 노여움을 달래야 공사가 순조롭다고 하여 제물이 될 아가씨를 찾았는데 당시 김제 태수의 딸이었던 단야가 이타적인 마음으로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되었는데 이에 그녀의 효심과 희생정신을 기리며 단야각과 단야루를 세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제한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도시가 원하는 자연의 향기를 언제나 갖는 것은 쉽지 않지만 김제의 냄새는 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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