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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2. 2020

중도 (中道)

휩쓸리지 않을 만한 의지의 길

필자는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이 바람직하다면 바뀌는 것이지 유혹에 의해 흔들려서 다른 길로 가지는 않는다. 모든 이야기를 들을 때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확한 팩트 기반에 두고 본다. 쉽게 무리 짓지도 않고 집단을 이루어 무언가에 휩쓸리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가야 갈길을 가야 할 뿐이다. 그것이 부동하는 사람의 태도일 것이다. 계족산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대덕구를 휘어 감고 있는 느낌의 산이다. 송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이곳은 송촌동인데 송촌 일대에 지네가 많아서 지네와 천적인 닭을 빌어지네를 없애기 위해 계족산이라 불리기도 했던 산이다. 

한 장소의 이미지를 형성할 때 필요한 요소가 하나 있다. 바로 기억이다. 어떤 지역을 갈 때 우리는 랜드마크들을 찾아가면서 보고 느끼는 것을 차례로 기억한다. 기억은 특정 장소를 이해할 때 직접적인 경험만큼이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디를 가든 사람은 그 이미지들을 머리에 담고 다닌다. 많은 경험을 하면 그 기억이 나를 만드는데 기억은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과정 속에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니 계족산 자락에 자리한 옥류각이 보고 싶어서 올라와보았다. 계곡에 자리한 멋진 정자이기도 하다. 18년의 유배생활을 한 정약용은 능력이 없는 사람이 비난을 일삼으며, 재능도 없고 덕도 없는 사람이 세상에 버림받고 헐뜯기나 좋아하는 자로서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헛된 일인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조를 잃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유배생활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손 닿는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가를 생각했다. 

송촌 하면 생각나는 사람 송준길은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에 혼인과 관계된 이야기가 있다. 경상도의 유학자 정명세가 충청도의 저명한 유학자인 김장생에게 찾아와 사윗감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김장생은 서당에 가면 세 명의 젊은이가 글을 읽고 있을 테니 가서 보라고 말해준다. 정경세는 서당에 가서 아무런 말도 없이 갑자기 문을 열었다고 한다. 당시 세명은 휴식을 취하면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한 명은 일어나서 손님을 맞이했고 한 명은 일어나 앉아서 목례를 하였으며 한 명은 엎드린 채로 책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세 명의 행동을 보고 김장생에게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물었다고 한다. 일어나 인사를 한 청년은 이모이며, 엎드려 책을 읽고 있던 청년은 송 모이며 앉아서 정중하게 목례만 하고 책 읽기를 한 청년은 송준길이었다고 한다. 정경세는 중도(中道)를 지키려 했던 송준길을 사위로 삼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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