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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4. 2020

김제관아

한 가지 재주 vs  열 가지 재주

다스리지 못한 열 가지 재주는 나를 무너트리고, 마음을 다한 한 가지 재주는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어릴 때 가장 가까울 수 있는 사람이 입에 달고 살던 말이 기억이 난다. 자기가 누군데 이런 걸 하냐고 하면서 평생을 살았다. 아무리 평범해 보이고 별것 없어 보이는 일도 가치 있게 만들면 가치가 있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치가 있어지기 전에 포기하던가 시도조차 않기도 한다. 

지역을 다스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지방관은 그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최근에 어사였던 박문수를 재조명하는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김제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김제 관아로 들어가 본다. 김제군 관아는 조선시대에 지어진 동헌, 내아, 피금각, 관리사 건물 1채가 남아 있다. 

김제시 관아의 동헌과 내아는 지금까지 같이 있는 경우는 드문 경우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것도 그럴 것이 업무를 보는 동헌과 살림을 하면서 거주하는 내아가 같이 있다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관아의 동헌은 정면 7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 기와집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처마는 보다시피 겹쳐있고 기둥은 두리기둥이다. 아래의 주춧돌을 보면 자연석위에 살짝 둥근돌을 대어 세운 것을 볼 수 있다. 

지방의 수령이 공무를 보던 관아의 중심은 동헌으로 근민헌(近民軒)으로 불렀는데 목민관의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었다.‘백성을 친근히 하되 낮추어보지 않는다.'라는 의미다. 

뒤로 돌아오면 수령의 처소였던 김제 내아가 나오는데 이곳은 조선 현종 8년(1667년)에 세운 문화재로 2007년부터 2016까지 관아 건물지 발굴 및 복원, 건물 보수가 추진이 되어 마무리되었다. 

어떤 자리에 있느냐에 따라 자신의 몸과 행동이 달라져야 한다. 먼저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고는 열심히 하면 할수록 의미가 없어지며 중요한 일을 빠트리고는 오래 하면 할수록 허망해지는 법이다. 

동쪽이 트인 ㄷ자형 팔작지붕 기와집인 내아는 현재 ㄷ자형 안채만 남아 있는데 ㄷ자 중 북쪽에는 동편에 커다란 부엌이 있고, 그 왼편에 2칸짜리 방과 마루로 된 1칸짜리 골방이 있으며, 남쪽에는 가운데에 부엌 1칸이 남아 있다.

오래된 고택이나 관아, 향교 등에 가면 오래된 책을 읽고 싶어 진다. 스스로 읽지 않으면 단 한 글자도 알 수 없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단 한 문장도 만날 수 없는 법이다.  

‘문화재’라는 공간을 소중하게 보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알고, 활용하여, 시민들과 함께 과거로부터 현재에 까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중심에 김제 관아가 있다.  


귀찮아서 안 하고, 어려워서 못하고, 힘들어서 못하고, 하찮아서 안 하면 한 일도 없고 할 일도 없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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