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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8. 2020

통찰의 눈

길들여진다는 것은 관계를 만드는 것

세상에 하나의 여행지, 하나의 장미꽃, 한 명의 사람은 없다. 그런데 무엇이 그것을 그렇게 특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어린 왕자에서 나오는 하나의 장미꽃은 똑같아 보이는 수많은 꽃 중에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특별한 것처럼 등장하는 이유는 길들여지는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하나밖에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세상에 남자도 많고 여자도 많다. 그렇지만 서로에게 길들여지면서 관계 속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것의 새로운 의미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익숙했다고 생각한 어떤 여행지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그것과 비슷하다. 음성군의 금왕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살짝 옆으로 가보면 금왕육령 생태공원이라는 곳이 있다. 작은 공원이지만 생태와 연꽃으로 꾸며진 곳이다. 

금왕 생태공원에는 다래나무 터널, 머루나무 터널, 수세미 터널이 있는데 봄이 되면 꽃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 듯하다. 터널의 안쪽에는 수련과, 영산홍, 홍련, 백련, 부처꽃, 부들, 창포가 피는 연지가 있으며 오미자와 억새밭 및 허브 꽃길까지 만나볼 수 있다.  

겨울에는 썰렁해 보일 수 있지만 모든 사물의 본질은 아무것도 없을 때 잘 드러난다. 화려할 때는 화려한대로의 볼거리가 있지만 모든 것이 다 떨어지고 봄을 맞이하기 전이 오히려 더 명확해 보인다. 

물레방아와 디딜방아가 있는 오두막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그렇게 큰 공간은 아니라도 가볍게 돌아볼 수 있다.  

금왕 생태공원에는 여름에 연꽃이 피어야 비로소 아름다운 생태길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연꽃 하면 아름다운 사랑과 고고함이 연상이 된다. 우정이든 사랑이든 진실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 서로 길들여지고 존중해야 하듯이 피고 지는 연꽃은 진실된 관계를 연상시키게 만든다.  

금왕은 음성군에서 중심이 되는 읍중에 한 곳이다.  본래 충주군 금목면(金目面)과 법왕면(法旺面) 지역이었으나 음성군에 편입이 된 후에 금목면과 법왕면에서 ‘금’ 자와 ‘왕’ 자 각 한 글자씩을 따서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 계리의 무극광산은 금이 채굴되었던 금광산도 있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금을 캤을지 아주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다.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공간에는 미생물이 공존하면서 살아간다. 펠라지박터 유비크의 친척들이 같은 삶을 살면서 그 생태계를 선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는 공생은 어디서나 적용되는 삶의 원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금왕읍 육령리에 소재한 금왕 생태공원은 생태연못, 생태터널, 향토식물 식재장 등이 조성돼 볼거리와 생태자연학습장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깨끗한 음성군을 만든다는 자연정화활동의 공간이기도 하다.  길들여지는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가는 것은 특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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