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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8. 2020

꿈꾸는 법

짧은 백야저수지 둘레길을 걸으며

어린 시절에는 누구나 꿈이 있었다. 현실 세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그 꿈에는 인생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상상도 담겨 있다. 그렇지만 크면서 부모 혹은 어른들에 의해 부서지고 꿈을 잃고 걸어온 바른길을 살라고 한다. 그것이 성장이고 성장은 현실을 직시하고 세상의 틀에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 물정을 아는 사람이 세상을 가장 잘 아는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꿈을 잊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시를 쓴다. 거기에 아주 약간의 꿈을 담기 위해서 말이다. 

금왕읍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면 금왕읍의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들어진 백야저수지가 나온다. 구불구불한 둘레길로 만들어져 있는 백야저수지의 안쪽으로 들어가면 백야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얼마 전에 목재문화체험장이 만들어져서 아이들이 체험하러 자주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휴양을 위해 가족단위 방문객도 찾는 곳이다.  

아쉽게도 백야저수지의 둘레길은 짧은 편이다. 700여 미터가 안 되는 길에 데크가 깔려 있는데 작은 쌈지공원 두 곳과 전망쉼터로 이어지는 길로 중간중간에 음성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시를 만날 수 있다. 데크길이 끝나는 곳에 백야 낚시터가 있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백야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어린 왕자를 쓴 생텍쥐베리는 어른들이 그가 그림 그리는 것을 반대하였다. 그가 재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것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없다고 판단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 왕자에서는 그런 내용이 스며들어가 있다. 그리고 그림으로도 표현이 되어 있다. 

어떤 사람들과 부모들은 글을 읽지 않으면서 그걸 판단하려고 한다.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판단하는지 참 이해하기 힘들다.  깜박이는 별의 밤바다를 유영할 것 같은 등잔불이라는 시가 보인다.  

백야라는 단어에 걸맞은 계절은 겨울이 아닐까. 백야 하면 하얗게 펼쳐져 있는 하얀 세상이 연상이 된다. 올해는 하얀 세상을 만나본 기억이 없다. 눈이 처음 내리고 아무도 밟지 않은 세상의 깨끗함은 모든 것을 잠시 잊게 만들어준다.  올해 겨울이 가기 전에 눈이 제대로 내릴까. 적어도 한 번은 내리지 않을까.  

어린 생텍쥐페리의 일화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는 그기 위대한 화가가 될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꿈을 꾸고 그것을 좇을 마음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성장은 과연 동심과 순수함을 잃어버리는 과정일까. 인생의 모진 풍파를 다 겪으면 동심을 간직한다는 것은 어른들의 거짓이나 위선일까. 어른들도 모두 한 번은 어린아이였다.  

아침의 태양이 빛을 밝히던 석양의 빛깔로 저무는 색깔이 물든 호수는 많은 생명체가 살아간다. 이곳을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뿐이겠지만 말이다.  


"마음으로 보아야만 제대로 볼 수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동심일까, 꿈일까, 순수함일까. 세상의 모든 일을 겪도도 잊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원래 있었던 것을 덮어둔 것이다. 

백야저수지 둘레길에 전망쉼터는 딱 한 곳뿐이다.   멀리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고 멀리 백야저수지의 둑도 보인다. 겨울의 해바라기를 닮은 시설이 조명으로 만들어져 있다.  

걷고 싶은 ‘데크로드 산책로’의 특징은 음성군의 대표적인 삼 형제 저수지인 백야저수지 주변에 천연 목재를 이용해 저수지 수변 쪽으로 폭 1.5m로 조성되고 야간에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하여 2.1km에 이르는 데크로드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는 1차 사업비는 약 7억 원을 투자해 9월 말까지 데크로드 680m 및 쉼터 1개소가 완료되었다.  

데크로드를 걸어보고 안쪽으로 들어오면 백야자연휴양림이 나온다. 입구에서는 조각상이 있어서 나름의 의미로 해석도 해보고 그냥 바라보아도 좋다.  백야(白也)에서 백은 말 그대로 희다는 의미다. 야는 의미를 보면 잇닿다로 '흰 것에 잇닿다'라고 볼 수 있다. 꿈과 가치는 나이와 상관이 없다. 당신이 삶을 대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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