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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7. 2020

행동의 씨앗

조용하게 돌아보는 음성 원남저수지

행동의 씨앗을 뿌리면 좋은 습관을 수확할 것이고, 좋은 습관의 씨앗을 뿌리면 좋은 인격을 수확할 것이다. 뻔해 보이는 문구이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쨌든 간에 정당한 노력은 필수다. 2020년 경자년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을까. 어떤 씨앗은 금방 발화되어서 올해 안에 수확할 수도 있고 어떤 씨앗은 오래도록 땅속에 있다가 5년, 10년 뒤에 수확하는 것도 있다.  

2020년 들어 모처럼만에 원남저수지를 찾아와 봤다. 다음 주면 설 명절이 시작되니 딱 1주일 전에 원남저수지를 찾은 셈이다.  설날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한다는 의미는 1년의 운수가 그 첫날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열심히 원남저수지의 주변의 길을 걸어서 돌아본다.  떡국으로 마련한 세찬(歲饌)을 먹고 어른들은 세주(歲酒)를 마시는데 올해는 어떤 전통주를 먹을지 조금은 고민을 해봐야겠다.  

원남저수지의 중간을 이어가는 데크로 만들어진 다리는 두 곳이다. 이곳에서 넘어가는 길과 저 끝으로 가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데크가 있다. 그 외에는 모두 흙이나 짚으로 만든 길로 되어 있다.  

원남저수지의 물은 살짝 살얼음이 얼어 있다. 오늘까지는 조금 추운 날씨였는데 내일부터는 다시 풀려서 예년보다 기온이 높을 예정이라고 한다. 설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미리 마련해둔 새 옷으로 갈아입는데 이 새 옷을 설빔이라 하는데 올해 새 옷은 사놓지 않았으니 그냥 입던 옷을 입어야겠다.  

원남저수지의 옆의 길로는 연지가 있다.  여름에는 화려한 연꽃이 화사하게 만개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인생은 누리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가장 하고 싶지 않고 싫어하고 아픈 것을 먼저 하고 나면 나머지는 즐거운 일만 남고 행복이 남아 삶을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걷다 보니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주변에 걷는 사람이 거의 안보이니 조용하기만 하다.  아까 출발한 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원남 캠핑장이 있다. 원남 캠핑장에는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프리 텐트존이 있는데 사이트를 구분해 놓지 않아 텐트 여러 동을 함께 칠 수 있는 공간으로 요금은 한 동당 2만 5천 원이다. 캠핑장 이용시간은 당일 오후 2시부터 다음 날 낮 12시까지다.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도 올 수 있지만 명절에 가족과 함께해도 괜찮을 듯하다.  

원남저수지의 길들은 밤에도 걸을 수 있도록 조명이 설치가 되어 있다. 누군가의 길을 밝혀주고 이끌어주는 짐을 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마치 암벽등반을 할 때 먼저 올라가면서 자일, 매입 볼트, 등자 등의 용구를 설치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암벽 등반 시에는 양손과 양발을 모두 사용하는데 그중 3개는 발판으로 하고 1개는 움직여서 올라가는데 실내 클라이밍을 하는 방법과 비슷하다. 오늘도 행동의 씨앗을 뿌리며 열심히 걸어서 돌아다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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