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an 23. 2020

서산의 간월도

이미 눈앞에 와있는 변화

아직까지 생사는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네팔 안나푸르나에서 발생한 눈사태는 적지 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순식간에 이뤄진다. 생각할 시간도, 준비할 시간도, 이별을 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오는 것이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어떻게 해야 남은 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에 있을 듯하다. 

서산의 대표 여행지이며 절경으로 알려진 간월도는 물때를 맞춰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보통은 이곳을 오면 간월암으로 건너가 보았는데 이날은 그냥 야경을 보기 위해 찾아와 보았다.  어둡기는 하지만 조명이 설치가 되어 있어서 돌아보는 데는 별다른 제약은 없다.  

해 뜨는 서산을 갈매기와 간월도, 간월암을 같이 표현해둔 조명을 보며 아래로 내려가 본다.  행성 지구의 간월도에 온 것을 환영하고 있다. 푸른 질소의 하늘과 바다가 있고 인간이 만들어놓은 조명이 있으며 겨울이지만 걸어볼만한 공간이다. 

예년과 다르게 날이 따뜻하다고 하지만 밤이 깊어지니 코트 안으로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어온다.  진정한 변화는 마음을 다했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주변을 아무리 돌아봐도 사람의 인기척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저 끝에 자리한 등대는 계속 색깔을 바꾸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삶을 허비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전혀 어른스럽지 않고 사물 본연으로 돌아가 사랑과 우정을 주고받으며 삶에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의미 있다. 

간월도의 간월암으로 가는 시간은 내려가는 계단에 표시가 되어 있다. 굳이 바닷물을 헤치고 들어갈 생각이 아니라며 물때를 맞춰서 가는 것이 번거롭지 않다.  

해가 저물고 어둠만 내려앉은 시간에 간월암을 바라보니 자연스럽게 어리굴젓이 생각난다. 예로부터 굴을 대소쿠리에 담아 바닷물에 여러 번 흔들어 씻은 다음 나무로 만든 통에 굴과 소금을 버무려 짭짤하게 해서 만든 서산군 간월도의 어리굴젓을 진상품으로 썼다. 

오는 2022년에 서산 9경 중 3경으로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 일원에 전망대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간월암을 배경으로 해안선을 따라 해안데크 산책로를 조성하고 전망대, 조형벤치, 경관조명 등을 추가한다고 하니 야경이 멋진 서산의 대표 관광지로 지역관광 활성화에 많은 역할을 할 듯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섬 위에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