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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3. 2020

차례상 생선

서산동부 전통시장의 설

명절이 되면 고부갈등의 이슈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명절 음식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의 소지는 바로 나도 그렇게 했는데 너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일방통행은 갈등을 야기하게 된다. 명절이 되면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든다. 하나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설레는 마음과 다른 하나는 무언가 불편함이 공존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관점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인정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서산의 대표시장이며 충청남도에서도 손에 꼽히는 서산 동부 전통시장에도 설이 찾아왔다. 설이 되면 사람들은 장을 보러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데 서산 동부시장에 가장 많이 눈에 뜨이는 것은 바로 차례상에 올라갈만한 생선들이었다.  

명절 음식이자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생선을 섭취하면 좋다. 생선은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하고 있는 저지방 단백질 식품으로 위 체류 시간이 짧고, 위산 분비를 조절하는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을 덜 자극해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줄줄이 매달려 있는 말린 생선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무엇이든지 간에 같이 하는 즐거움이 있다. 누군가가 준비해서 조리까지 해서 상에 올린 것을 먹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같이 장을 보는 것도 좋다.  

등 쪽에 붉은색을 띠며 옆줄 주위로 푸른빛의 작은 반점이 있는 참돔, 대가리 곡선에 굴곡이 있고, 체형이 날씬하며 체고가 좁다. 꼬리지느러미 모양은 매끄럽지 않고 많이 갈라져 있는 참조기, 민어, 굴비등을 차례상에 올려놓으면 함께 먹는 즐거움이 있을 듯하다.  

명절에 먹으면 좋을 건강 맞춤 생선은 바로 조기. 예부터 생선 중에서도 으뜸이라 해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랐던 조기는 소금에 절인 후 해풍에 말린 굴비구이는 물론 조기 특유의 담백한 맛이  좋다. 

시장을 돌아다녀보면서 설 명절에 앞서 나온 사람들은 빠르게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무언가를 사고 있었다.  

냉동 암꽃게는 가성비가 좋기는 하지만 활꽃게보다는 살이 쉽게 흐물거려서 아쉽기는 하지만 탕으로 끓여 먹는다면 나름의 먹을만한 해물탕을 만들 수 있다.  

설은 음력 1월 1일이다. 웃는 집안에 만복이 온다는 뜻의 소문만복래를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웃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양을 줄여주면서 다양한 질병의 예방뿐만이 아니라 관계를 좋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름다운 서산의 9경은 간월암을 비롯하여 해미읍성, 서산용현리마애삼존상, 개심산, 팔봉산, 가야산등이 있는데 그곳까지 가지 않아도 서산 동부 전통시장에서 사진으로나마 먼저 만나볼 수 있다.  낡은 것 속에 새 것이 숨어있고 새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어느새 낡아있듯이 짧은 인생에서 즐겁게 보내기에도 부족하다. 경자년은 그냥 무엇이든지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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