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시환혼 (借尸還魂) 콜터 대위의 영혼이 다른 몸을 빌려 부활하다.
차시환혼라는 계책은 아주 먼(long long time ago) 옛날 이현이라는 도사가 남들과 다른 능력을 가져 신선과 놀기를 즐겨했는데 여느 때와 같이 육신을 떠나 신선과 노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육신을 화장하여 버렸다. 다시 땅에 내려온 이현은 육신이 없어 살아날 방법이 없자 죽어 있는 거지의 몸을 빌어 자신의 혼을 집어넣어 살았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영화 소스코드에서 매우 준수한 외모의 콜터 스티븐스 대위는 전투현장에서 치명적인 사고로 당하고 정신만 살아있는 채로 과학의 힘을 빌어 생명을 연장하고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던 콜터 대위는 국방부 프로젝트에 사용되기 위해 프로그램에 투입이 된다. 자신도 알지 못한 채 현대판 차시환혼 프로젝트 소스코드 (최첨단 기밀 시스템으로 과거에 접속해 미래를 바꾸는 시공간 이동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본인은 정작 어떤 상태인지 깨닫지 못한 상태이다.
시카고 외곽에서 유니언역으로 향하던 통근열차를 치명적인 테러로 폭발시켜 수많은 사람이 죽었던 그날 그 시간 8분 전에 도착하여 한정된 시간 속에서 범인을 밝혀내야 하는 시범 프로젝트에 투입이 된다. 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던 희생자의 기억 속에 강제로 주입되어 그 현장 상황을 파악하여 범인을 잡는 것이 그의 임무다.
평범한 교사에 불과한 그의 기억 속에 잠입해 홀로 극한의 상황을 헤쳐가야 하지만 8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일을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술적인 진보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 소스코드는 인간이 마지막 잔상을 이용해 과거에 생긴 문제를 분석하고 미래에 생길 문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내용이다. 소스코드의 본질은 역학조사나 디지털 포렌식과 유사한 패턴을 가진다. 사람은 죽는 순간에 망막과 시신경 등에 8분 정도의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한다. 소스코드 속에서 사용된 이론의 기반은 시간여행이 아니라 시간을 재배치하여 평행세계에 접근하는 것이다.
미래학자이면서 현재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로 재직 중인 레이 커즈웨일은 뇌의 구조와 기능을 완벽하게 알아내면 한 사람의 의식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을 기반으로 레이 커즈웨일은 2020년엔 모두 영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때까지 불과 5년뿐이 안남아 있다.
일본계 미국인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쿠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근거, 영화 내용처럼 시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가져오거나, 과거에 접속해 미래를 바꾸는 일이 충분히 현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행우주에 대한 견해를 대중에게 보급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토마스 웨일러와 추이 맨 교수는 입자를 쪼개는 가장 큰 기계 LHC(Large Hadron Collider)의 도움으로 타임머신을 만들어 실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LHC는 쉽게 말해서 강입자 충돌기로 우주 초기의 물질 상태를 재현할 수 있으며 먼 과거를 극도로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아주 비싼 거대한 현미경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국방부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차시환혼 계략을 실현하고 테러리스트를 잡는 것과 동시에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인 콜터 스티븐스 대위의 기억도 지워서 소모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콜터는 역으로 과거의 시체의 몸을 빌려 자신의 정신을 온전하게 이전하여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도박을 한다.
과거에 테러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몸으로 의식이 들어가서 살 수 있다는 근거에는 평행 우주 이론이 있다. 평행이론을 세상에 처음 알린 인물은 1931년생 프랭크 조셉이다. 우리가 사는 인생에서는 수많은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 선택마다 하나의 우주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평행이론의 본질이다.
전설 속의 이야기 혹은 역사 속에 인물이 계책처럼 해왔던 차시환혼이라는 계책이 현대에 이르러 가능할 것 같은 이론에 힘입어 소스코드라는 영화 속에서 실현되었다. 외모도 평범하고 호감이 가는 모습도 아니지만 그의 모습을 빌어 다시 살아난 콜터 스티븐스는 제 2의 인생을 찾은 듯이 행복할 것이다. 게다가 그의 옆에는 아름다운 동료 여성도 함께 한다.
차시환혼은 별 볼일 없어 보이는 계책이나 직책이라고 할지라도 후일을 도모하기 위해 혹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선택하는 것으로 현명하다 할 수 있다. 나라와 백성을 위해 백의종군하며 후일을 도모했던 이순신 장군이나 조조가 왕후를 이용하여 군대의 사기를 진작했던 일들은 모두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성공한 사례들이다.
유비 사후에 촉나라를 지키던 제갈량은 끊임없이 위나라와 전쟁을 벌였는데 사마의 군대와 대치하던 중 극도의 피로로 사망했다. 제갈량은 자신이 죽게 되면 사마의가 공격할 것을 알고 상을 치르지 말고 한중으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
촉각을 세우고 있던 사마의는 제갈량이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한중으로 철수하는 제갈량의 군대를 추격했다. 제갈량이 죽은지 알고 추격하던 사마의는 마차를 타고 이동하는 제갈량을 보게 된다. 이에 사마의는 추격하지 않고 철수했으나 제갈량의 마차에 있던 것은 나무인형이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추격하려 했으나 때는 이미 늦어 버렸다.
상대방이 차시환혼의 계책으로 나올 때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풀을 뽑으려면 반드시 뿌리째 뽑아야 한다. 즉, 상대를 공격하려면 시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없애버려 다시 되살아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시체를 남겨두면 다시 되살아날 수 있으므로 시체는 깊이 매장하거나 소각하여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시체가 다시 살아나면 초기에는 정신과의 결합이 완전하지 못한 상황이므로 이때를 이용하여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 방어 계책을 이야기하니 마치 흑마술에 대항하는 비법처럼 느껴진다.
죽은 후에 제2의 인생을 찾으려는 것보다 살아 있을 때 하는 것이 훨씬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