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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1. 2020

신안사 (身安寺)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간

오래된 사찰은 창건 연대가 불분명하여 창건설이 여러시기에 걸쳐 있는 경우가 많았다. 651년(진덕여왕 5)에 자장(慈藏)이 창건하였다고도 하고  583년(진평왕 5) 창건설과, 조구(祖丘)가 헌강왕(875∼885) 때 창건하였다는 설도 내려오는 금산의 신안사는 보석사만큼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만큼은 그에 못지않은 사찰이다.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의미의 사찰은 또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람마다 가진 인격(Personality)은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에서 왔다. 페르소나는 가면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도시공학에서는 사람의 패턴을 생각하며 연극에서는 다른 사람의 모습을 연기한다는 의미가 있다. 

금산의 보석사는 은행나무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주 가보았지만 안쪽으로 들어와서 자리한 신안사는 처음 방문해본 곳이다. 

신안사의 경내에는 앙상해 보이는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렇게 쓸쓸하지만은 않다. 사람은 어떤 문제를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계속 똑같은 방식으로 대체하고 비슷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어떤 패턴이나 실수는 일반적으로 반복되지만 자신의 한계에 도달하면 생각지도 못한 실수가 생기기도 한다. 

신안사 경내의 중심에 자리한 7층 석탑은 균형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독특해 보이긴 한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은 천태산 동쪽에 자리한 신안사에 자주 와서 마음을 다스렸다고 한다.  이곳에서 머물던 승려가 3,000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대사찰이라고 부를 만했던 곳이다. 

현재 중심을 이루고 있는 극락전은 7층 석탑을 앞에 두고 축대 위에 서 있으며 정면 세 칸에 측면 세 칸으로 맞배지붕의 불전으로 아미타삼존불을 봉안해둔 곳이다.  

겨울의 분위기를 마음껏 내뿜고 있는 듯한 대광전은 자연 주초 위에 원형기둥을 두고 정면 다섯 칸에 측면 세 칸으로 만들어졌다.  대광전의 전면에는 가로로 길쭉한 마름모꼴 도형이 서로 연결되어 반복 배열되어 있다. 마름모 안쪽 중앙부에는 세로줄이 장식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로 연결된 마름모형문은 세로축을 따라서 모서리가 맞닿게 배열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반복을 통한 통일성이 있다. 당우로는 대웅전·극락전·진향각(眞香閣)·요묵당(寥默堂) 등이 남아 있으며 유형문화재 제3홍인 신안사 대광전, 유형문화재 제117호 신안사 극락전, 유형문화재 제187호 신안사 아미타삼존불좌상등이 보존되어 전해지고 있다.  

몸이 편해지면 좋긴 하지만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있다. 자연 속에 자리한 사찰은 나름의 고요함이 있어서 좋다. 물의 흐름에서 굴곡이 있듯이 삶에도 휘어지는 구비가 있다. 풍경이 있는 곳에는 한 사람의 삶이 굽이쳐 도는 여울목 같은 것이 있다. 신안사는 금산의 여울이 턱져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여울목 같은 곳을 지나 고요해지는 그런 느낌의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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