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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1. 2020

공간의 테두리

언양읍성의 야경을 보며 걷는 일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그냥 지키려는 관성에 의해 살아가려고 한다. 그 일이 가장 익숙하기도 하고 잘하는 것이기도 해서 그럴 수도 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서 해도 될 업이 있고 계속하면 타성에 젖어 격을 잃어버리는 업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테두리는 만들어진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평생을 매일 보아도 모두 알지 못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하물며 시간을 배분해가며 그 사람을 알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가 만나 둘의 관계를 만들고 확대되어 가족과 가족을 이루고 주변의 사람들이 이어지다 보면 마을이 되고 하나의 읍을 이루고 된다.  지금은 대부분 해체되었지만 중요한 지역마다 읍을 이루는 곳에는 읍성이 남아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도 읍성이 있는데  토성과 석성으로 축조되어 있는 언양읍성은  삼국시대 때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둘레는 1, 498척, 높이는 8척이었으며 사적 제153호. 지정면적 41,349㎡, 둘레 약 1,000m. 현재 성곽의 일부가 남아 있다.

언양읍성은 첩(堞 : 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이 834개소이고 성안에는 우물이 네 곳 있었는데 현존하는 석성은 둥글게 자리 잡은 성의 기초 위에 축조되어 있을 정도로 울산지역의 중요한 전략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경주 남산의 신성(新城)이나 문무왕 때에 축조된 부산성(富山城) 등의 석축 기법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신라 이래의 축성방법을 계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이 유적으로 보호되고 있는 곳이기에 지근거리에서 볼 수는 있지만 줄로 보호되고 있는 부분도 있다.  매우 견고하여 웬만한 충격에는 견디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그 형태가 잘 유지되어 있다.  

언양읍성을 가보면 알겠지만 사유지가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안에는 논과 밭이 있지만 2020년에는 언양읍성은 새롭게 복원될 예정이다.   읍성 내 다목적 잔디광장 부지 1필지와 동쪽 성벽 부지 5필지 등 총 6필지를 매입하는 등 발굴 조사 비용 14억 3700만 원, 부지 매입 비용 33억 6300만 원이 이곳에 투입된다. 장소를 만들어내는 공간의 구획은 경계를 만드는 것이다. 담을 쌓고 해자를 파는데 경계가 만들어지면 안과 밖이 생긴다. 나와 타자의 구분은 기본적으로 함께하기 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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