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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8. 2020

철폐 (撤廢)

일제는 강압으로 닫힌 마산향교

전국에 있는 수많은 향교를 방문해보았지만 가장 분위기가 묘한 느낌을 받은 곳은 창원의 마산향교였다. 입구에서는 오래된 향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내부는 기존 향교의 전통적인 배치의 형태와 달라 있었다. 근대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이 적당하게 섞여 있는 공간이었다. 철폐란 기존의 안 좋은 제도나 법규 같은 것을 폐하여 없앤다는 것으로 안 좋은 것을 없앴다는 의미처럼 받아들인다. 전통의 교육을 담당하던 향교가 우리 민족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것은 일제강점기 때가 본격적이었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교동 1길 86에 자리한 마산향교는 1414년(태종 14) 진해현이 설치되면서 진해 향교로서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 때 방화로 소실된 곳이었다.  인조 때 재건하였으나 1920년 일제의 강압으로 철폐되었고, 다시 1993년에 창원군향교로 재건되어 1995년 마산향교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전국에 있는 향교 중 강제적으로 철폐된 곳은 많지 않지만 마산향교가 그런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마산향교의 전통적 대표 건물은 크게 대성전과 명륜당 그리고 풍화루다. 복원한 풍화루는 전통 목조건물로 단청이 화려하며 모시는 신들의 문과 유림들이 다니는 문이 구별된 목조건물로서 명륜당 대성전을 일통 하는 곳으로 그나마 오래된 역사를 잘 표현한 곳이다.  

마산향교의 풍화루 기문은 풍화루의 화려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조들의 옛 문물을 계승하게 하는 목적에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풍화루는 유림들은 향교의 발전에 주력하고 길이 풍화루에 발걸음이 일 년 365일 끊어지는 날이 없기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마산향교로 들어오는 입구의 풍화루 기문은 마산향교 전교 진주인 후농 강갑이는 공기 2517년 6월 완성하고 서각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대성전에 모셔진 사람 중 맹자는 참 명쾌한 사람이었다. 편파적인 말을 들으면 어떤 것에 가려져 있음을 알고 도를 지나친 말을 들으면 어떤 것에 빠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며 사특한 말을 들으면 올바른 도리에 벗어나 있음을 알았다. 둘러대는 말을 들으면 그 말을 하는 사람이 궁지에 빠져 있음을 알았다. 마산향교 대성전에서 제향 하는 인물은 공자를 포함한 5명의 성인과 역대 중국과 우리나라 현인 20명을 향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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