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19. 2020

만개의 두둑

만경(萬頃) 읍의 가볼만한 곳

조선을 개국하는데 큰 역할을 한 정도전은 토지의 사유가 마침내 고려의 멸망을 가져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강력한 국영 체제를 가지고 토지를 운영하려고 했다. 상평창이라는 신법의 목적은 다름 아니라 빈곤을 구제하고 겸병을 억제하며 곡물을 비축하여 기근에 대비하는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조선 초기 세종시대에는 강력한 국영 체제의 골격이 완성되게 된다.  

우리는 기술적으로 경제적으로 과거보다 상당히 진보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삶에 미래를 찾기 힘든 사람들도 있고 높은 금리로 백성을 착취하는 채무 지배의 속박으로 농민들이 힘들었듯이 지금도 자본의 지배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김제하 면 지평선으로 유명할 정도로 들이 넓은 곳이 많다. 그중에서 만경이라는 지역명은  밭 사이의 경계(두둑)가 만 개라는 뜻인데, 이는 곧 ‘들이 넓다’는 뜻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농작지가 넓은 곳이다. 

만경읍에는 만경 향교가 자리하고 있다. 만경은 1995년 1월 1일 김제시와 김제군이 통폐합됨에 따라 김제시에 속하게 되었고, 동년 3월 2일 만경면이 읍으로 승격됨에 따라 김제시 만경읍이 된 곳이다. 한국사에서 배울 때 1976년은 강화도 조약으로 외우고 있지만 이 해에 가뭄은 극심했다.  만경 향교는 경사진 기반을 그대로 활용하여 건물을 세워두었다. 

처음에는 동헌(東軒) 서편에 있는 송전리에 설립되었으나 1620년(광해군 12)에 소실되었으며, 1637년(인조 15) 현재의 위치로 옮겨 중건하였는데 1971년에 동재와 서재를, 1975년에 대성전과 명륜당을 보수하였다.

앞서 구휼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은 사람의 삶이 먹고사는 것이 기본이 되고 나서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라도는 한반도에서 대표적인 곡창지대이기도 하다. 그중에 김제는 가장 많은 농산물이 생산되는 곳이기도 하다. 만개의 둑이 있을 정도로 광활한 경작지가 있던 이곳은 조선왕조의 창제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만경읍의 만경 향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능제라는 큰 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저수지를 둘러볼 수 있는 근린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만경에서 일어난 삼일운동 기념비도 세워져 있어서 그 의미를 되살펴볼 수 있다.  능제저수지는 이의 개발 여하에 따라 많은 관광자원이 풍부했던 지역으로 연꽃 마름 등의 수생식물과 저수지 만곡부에 돌출된 섬이 산재되어 있어 경관조망이 좋은 곳이다. 

연꽃이 피면 더 아름다운 모습이겠지만 추워야 본모습을 알듯이 능제의 겨울 풍광도 괜찮아 보인다. 능제 근린공원을 중심으로 양 끝단에 데크로드가 만들어져 있고 둑방길을 걸으면서 사색을 해볼 수도 있다.  


소리는 공기 밀도의 변화에 따라 만들어지는 일련의 파동 현상이다. 이러한 파동 현상이 우리에게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빛 또한 파동 현상이다. 소리와 다르게 빛은 진공에서도 전파가 된다. 아무러 소리가 들리는 것이 없는 곳에 와서 가만히 있으면 빛이 만들어낸 풍광만 보이게 된다.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꽃,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 죽은 정력을 증진시키는 데 탁월한 효험 같은 의미를 뒤로하더라도 그냥 아름답게 피어난 연꽃 자체만을 만나보기 위해 와 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맑은 구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