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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던져진 존재

논산 강경 옥녀봉의 야경

사람은 태어날 곳을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냥 내던져진 존재처럼 태어나게 된다. 어떤 곳에서 태어났든 이런 우연성의 결과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며 여행을 하게 되었다. 다른 동물들도 여행을 하지만 생존과 세대 재생산을 위한 이동이지 인간처럼 지리적인 호기심 때문에 여행을 하지는 않는다. 밤에 야경이 있는 강경의 옥녀봉은 처음 가본 곳이다. 낮에는 여러 번 가본 적이 있지만 밤에 야경을 상상하고 가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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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이 자리한 곳에는 강경산 문화공간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문화관(북카페, 열람실, 전시실), 체험공방이 자리하게 되는데 야밤에 와서 그런지 얼마나 진척이 되었는지 확인하지는 못했다. 논산 강경의 옥녀봉에는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이 이 산마루에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겼고 맑은 강물에 몸을 씻었다고 하는데 이날 달이 밝으니 내려왔는지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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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올라오면 선교사가 살았던 옛날 집이 복원이 되어 있다. 옥녀봉의 옛 이름은 강경산이라고 한다. 금강이 지나는 길 언덕에 위치한 강경산은 산정에 수운정이 있고 복수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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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올라온 다음 뒤돌아보니 강경의 야경이 이런 모습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곳에서 한참 무역이 이루어질 때는 경제적인 활황이 있었을 곳이다. 돈이 돌면 자연스럽게 밤의 야경도 더 화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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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면 적당하게 넓은 공간에 강경 항일만세운동 기념비도 있는데 1919년 3월 10일 강경읍 장날을 이용하여 약 500여 명의 군중들이 이곳에 모여 독립만세를 부르고 시위운동을 벌였다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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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의 공원에는 조명이 잘 설치가 되어 있어서 늦은 밤에 와도 안전하게 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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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옥녀봉의 꼭대기에는 봉수대가 만들어져 있다. 옆에 있는 고목은 조명 때문에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미나 트리스의 백색의 나무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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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겨울의 마지막에는 조금은 뜸하겠지만 여행은 산업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크게 번성하고 있다. 자신의 여행 경험을 블로그나 SNS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여행담으로 생산한다. 대중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여행기의 핵심에는 이를 향유할 수 있는 지리적 호기심과 즐거움이 핵심 모티브로 자리 잡고 있다. 강경 옥녀봉의 야경을 보며 내려오는 선녀를 기다렸는데 이날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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