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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0. 2020

기암괴석 (奇巖怪石)

괴산에 어울리는 대학

기이한 암석과 괴이한 돌들이 많은 곳을 기암괴석이라고 보통 부른다. 충청북도 괴산이라고 하면 한자의 의미와는 약간 다르지만 산세가 웅장하고 골짜기는 깊으며 풍경이 남다른 여행지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괴산에 자리한 중원대학교는 그런 괴산과 상당히 많이 닮아 있다. 괴산읍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괴산만의 느낌을 잘 표현하는 대학이라고 봐도 무방한 곳이다. 캠퍼스는 Par3골프장으로 되어 있고 뒤쪽으로 올라오면 기암괴석을 그대로 살려 건물을 지었기에 마치 산을 산행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게다가 안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작은 식물원도 가지고 있으니 일반적인 대학과는 또 다른 여행지처럼 만드는 장점도 있다. 

지붕도 독특하게 한옥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통일감이 있어서 중원대학교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생각하게끔 만들어준다. 무엇보다 넓지 않은 캠퍼스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위에 올라와서 내려다보면 기암괴석과 함께 중원대학교의 건물이 어우러진 것이 보인다. 만약 현대식 건물이었다면 이런 느낌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역시 한옥은 자연과 어우러지는데 가장 멋스럽다. 

넉넉한 포용력으로 말없이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오래된 기암괴석 위에 아래로는 너그러움 속에 살포시 안착한 중원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형국이다.  

구불구불 오르내림을 거듭하는 험준한 기암괴석에 몸을 싣고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통 대학교에서 만나볼 수 없는 자태로 저마다 수려한 모습을 연출하는 기묘한 바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옆에 자리한 Par3 골프장의 필드로 올라와보았다. 그래도 너른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도심의 갇힌 느낌의 골프장과는 다르다.  게다가 비용도 저렴해서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중원대학교의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 크지는 않지만 열대식물원도 볼 수 있다. 온실 속의 화초들이 한국의 온대기후에서 잘 자라고 있었다. 원래 봄에 여행을 가려고 했으나 코로나 19로 인해 잠시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주변에 있는 국가들 중에 그 여파에서 자유로운 곳이 없어서 이기도 하다. 

적당한 높이의 바위산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와 석부작 계곡 물안개 사이로 비치는 무지개, 길게 뻗은 야자수, 다양한 성인장과 다육식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중원대학교는 여름에만 운영하는 수영장으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인생길이 언제나 평탄한 삶이 아니듯 산길도 늘 한결같지 않다. 소박하지만 기암괴석이 주는 아름다움의 감동은 여행을 떠나야 알 수 있기에 여러 번 찾아가서 그 속살을 찾아봐야 알 수가 있다. 괴산을 닮은 기암괴석의 풍경을 따라 이어지는 중원대학교 길은 일상에 치여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박하고 아늑한 괴산의 풍경이라는 남다른 선물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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