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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5. 2016

헤이트 풀 8

쿠엔틴 타란티노 스타일

쿠엔틴 타란티노 스타일의 영화는 일반 관객이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다. 피가 난무하고 너무 거칠다. 그리고 갈등을 해소하는 방식이  다소 난해하기도 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8번째 작품인 헤이트 풀 8은 외진 곳에 갇힌 각기 사연이 있는 8명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요해 보이면서 평온한 잡화점은 무언가 이상하다. 꾸며진 것 같으면서도 모두들 낯설다. 교수형 집행인과 죄수가 그곳에 들어서면서 긴장감은 극도로 고도화된다.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그곳에서의 긴장감은 위태로운 수준까지 가게 된다. 



사무엘 잭슨, 커트 러셀, 제니퍼 제이슨 리, 팀 로스, 채닝 테이텀 등 연기력 되는 배우만으로 이렇게 마이너 한 영화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의 연기력만큼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모든 배우들의 탈월한 연기력으로 인해 그냥 피만 난무하는 영화가 될뻔한 위기(?)를 넘어서게 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관객들과 협상하지 않는 감독 중 하나다. 자신의 주관을 확실하게 스크린에서 녹여내는 감독이다. 링컨 대통령이 승리로 이끈 남북전쟁은 흑인을 해방시킨 휴머니즘적인 성격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해관계가 너무나 복잡하게 얽혀있던 전쟁이었다. 헤이트 풀 8에서는 그런 점을 지적한다. 



레드 락 타운으로 ‘죄수’를 이송해가던 ‘교수형 집행인’은 설원 속에서 우연히 ‘현상금 사냥꾼’, ‘보안관’과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거센 눈보라를 피해 산장으로 들어선 4명은 그곳에 먼저 와있던 또 다른 4명, ‘연합군 장교’, ‘이방인’, ‘리틀 맨’, ‘카우보이’를 만나게 되는데 이들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뭉친 놈들이다. 


미국은 총기가 허용된 국가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관점으로 미국인들은 접근하지 않는다. 총은 자신들에게 자유를 주는 그런 무기다. 총이 단순히 누군가를 위협하는 그런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미국인들의 자존심이고 미국인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그런 필수품 중 하나다. 


총이 미국인들에게 꼭 있어야 할 대상으로 자리하게 된 것에는 서부개척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서부개척시대에는 야만인도 있고 불청객과 현상금 사냥꾼들이 득실 되었다. 그 시대에 총을 쏘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헤이트 풀 8에서 나오는 8명의 면면을 보면 좋은 놈이 한 명도 없다. 다 폭력적이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어떤 이든 지간에 이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 좋은 놈 vs 나쁜 놈 구도가 아니라 나쁜 놈 vs 더 나쁜 놈의 대결구도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외에는 인생에 의미가 없다. 나쁜 놈이라도 꼭 지켜야 할 룰이 있고 그 룰을 어겼을 때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쿠엔틴 타란티노식의 복수극은 헤이트 풀 8에서도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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