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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5. 2016

스파이 브릿지

소신이 광기를 넘어서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핵무기 전쟁의 공포가 최고조에 오른 1957년을 배경으로 그려진 영화 스파이 브릿지는 소신과 광기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CIA에 의해 붙잡힌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를 보험 전문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은 변호를 맡게 되는데  당시 미국에선 전기기술자 로젠버그 부부가 원자폭탄 제조 기술을 소련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간첩죄로 사형될 정도로 극과 극의 대립이 치달을  때였다. 


한국 역시 미국의 영향을 받아 이념의 대립이 극심하던 때라 영화 속 상황이 낯설지가 않게 느껴진다. TV에서 미국의 반공운동을 독려하는 방송이 반복해서 나오던 시기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은 물론 가족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일이었다. 제임스 도노반은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며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따라 아벨의 변호에 최선을 다하지만 여론은 모두 그를 매국노로 몰아갔다. 


아벨의 사형이 아닌 30년형을 받게 만든 제임스 도노반은 때마침 소련에서 붙잡힌 CIA 첩보기 조종사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황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제임스 도노반은 비공식적으로 그를 구출하기 위해 스파이 맞교환이라는 비밀협상에 나서게 된다. 당시 독일은 서독과 동독으로 나뉠 때였고 지금은 무너진 베를린 장벽이 막 세워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모두 감옥에 가둘 때 젊은 경제학도도 갇히게 된다. 

1955년 미국과 소련은 서로 상대방의 정보를 수집하려고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었다. 미국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는 U-2기를 소련의 영공에 띄웠는데 CIA 소속 파일럿 개리 파워스가 정찰 비행 중에 소련에 격추당해 포로로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국은 게리 파워스 외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제임스 도노반은 스파이가 아닌 젊은 경제학도까지 구해내려고 시도를 한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스파이 브릿지는 중간중간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에 드라마틱한 내용을 집어넣어 채워나갔다. 옳고 그름을 가늠하는 눈을 가지기 위해서는 누구의 말이나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있어야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임스 도노반은 1962년 여름 캐네디 대통령의 명령으로 쿠바에 죄수를 석방하기 위해 보내진다. 이때 제임스 도노반은 9,703명의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들의 석방을 끌어낸다. 


제임스 도노반이 구해낸 게리 파워스는 1977년 방송사에서 일하던 도중 헬기사고로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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