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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4. 2020

빼어난 산세

괴산 낙영산(落影山)의 공림사(公林寺)

공림사라는 사찰은 괴산에서 잘 알려진 사찰이지만 이제야 가볼 수가 있었다. 당(唐) 고조(李淵) 이연의 이야기와 함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이야기로 잘 알려진 신라 제48대 경문왕(재위 861~875)이 같이 어우러진 곳이 바로 낙영산이며 사찰인 공림사다. 해가 저물어가는 때에 찾아가서 그런지 몰라도 분위기는 차분하면서도 그냥 아무런 소리가 안 들리는 그런 사찰이었다. 

당나라에까지 빼어난 산세의 그림자를 드리워서 붙여진 이름이 낙영산이다. 세수를 하기 위해 물을 담아놓고 보니 아름다운 산이 비추어지고 있는데 그 산을 찾아오다 보니 바로 괴산의 낙영산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낙양성 무덕 마을 공중에 황금밀탑(黃金密塔)의 그림자가 있다가 한참을 동쪽으로 가서 산으로 스며들었다. 그 바위를 쪼개니 미륵장륙삼존불(彌勒丈六三尊佛)이 나타났다고 한다. 

공림사의 경내로 들어와 보니 건물의 균형적으로 배치가 되어 있고 경내의 중앙에는 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백성의 추앙을 받는 자정선사(慈淨禪師)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당시 경문왕이 모시려고 했으나 나가지 않고 수도에 전림하였는데 그것에 감복하여 이곳에 절을 세우고 공림사라고 이름을 지어 사액하였다. 

늦은 시간에 와서 사찰을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고 싶었지만 경내의 건물을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본다. 이곳의 문화유산으로는 '공림사사적비'(충북유형문화재 제213호. 1688년(숙종 14) 건립), '공림사 승탑'(충북문화재자료 제35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조선초기 조성) 등이 있다. 

건물들이 대부분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은 신라시대에 창건한 이 사찰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고 이어 6·25 전쟁 전에는 대웅전·승방·영하문(暎霞門)·문루·행랑채·방앗간 등 8동의 건물이 있었으나, 6·25 전쟁 뒤 공비의 잦은 출몰로 영하문과 사적비만 남고 모두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재건, 중창을 이루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곳으로 올라오는 길목에 크고 작은 연지들이 참 눈에 많이 뜨인다는 점이다.  여름에 오면 더욱더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인간의 천성은 원래 어떤 왜곡도 없이 바른 상태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살면서 온갖 유혹과 안 좋은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세상의 왜곡된 관점 등에 따라 칭칭 얽매여 자신을 읽어버리고 만다고 한다.  인이라는 것은 자기가 서고자 하면 남을 일으켜주고, 자신이 이루고자 하면 남을 이루게 하는 것에 시작한다. 자신의 욕심부터 채우는 것에 있지 않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부분 반대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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