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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5. 2020

차원적 사고

고택에 스며든 차원적 사고

차원적 사고(dimensional thinking)는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혹은 그 역방향으로 이동하여 생각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새로운 것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볼 수 있는 능력을 자신의 생활패턴에서 벗어나는데에서 생겨난다. 요즘처럼 사람이 모인 데를 가는 것이 신경 쓰일 때 대중교통이 아닌 자신의 차량으로 어딘가를 가보기에 좋은 때일지 모른다. 대도시로 집중되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아쉽게도 음성에는 고택이나 고가라고 불릴만한 곳이 많지는 않다. 그중에 음성 공산정 고가도 한 곳이다. 기와집과 초가집이 반반씩 만들어져 있는 듯한 느낌의 독특한 첫인상이 지금도 기억난다. 한옥은 비례와 비율에 의해 지어진다. 크기를 일정한 비율로 줄이거나 변경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따라 공간과 시간 너머의 차원들을 개념화하는데 고택은 도움이 된다. 

'음성 김주태 가옥'(141호)은 '음성 잿말 고택'으로 '음성 공산정 고가'(143호)는 '음성 공산정 고택'으로 바뀐 것은 2016년이다. 요즘에는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옛날 흔적이나 자연을 만나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은 참 아쉽기는 하지만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오래된 것의 가치는 항상 옳았다. 오래된 것은 그냥 오래된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은 의미를 찾는 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는 행동이다. 고택이나 고가는 후손들이 살고 있는 경우도 많지만 다른 사람의 집을 불편하지 않게 돌아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하다. 물론 후손들이 살고 있는 안채를 돌아보는 것은 조심해야 되겠지만 말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민 누구나 알기 쉽도록 현재 소재 행정지명과 함께 문화재 성격을 부여한다

조상이나 가까운 친인척이 한옥이나 고택을 소유하고 있지 않기에 찾을 일은 없지만 이렇게 지역에 자리한 고택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부락인 ‘마을’들이 모여 ‘고을’을 이루며 살아왔는데 이 고을에 자리한 공산정 고가는 건물의 구성은 (一) 자형 사랑채의 우측 끝부분에 행랑채를 덧대어 (ㄱ) 자형을 이루고 이곳에 대문을 설치하였으며 안마당에 면해서 (ㄱ) 자형 안채가 배치되어 있어 전체 구성은 튼 (ㅁ) 자형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고을을 생각하고 그렇게 가까이 모여서 살지는 않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 최근에 사건으로 생각하게끔 되었다. 상시로 연결되고 언제든지 무언가를 살 수 있는 편한 세상이 되었지만 오히려 옛날보다 생각은 덜하게끔 되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고 일어나서 직장과 집을 거의 한치의 어긋남 없이 왕복하고 산다. 평소와 다른 것을 보면서 하는 차원적 분석은 문제의 핵심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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