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요지

서천장암진성

기벌포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는 백제의 충신이었던  성충(成忠)과 흥수(興首)가 말했지만 여력이 부족했는지 결국 당나라가 그곳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큰 바위가 해문에 의지하여 있다(有大石據海門)’라 하여 장암의 지명 유래를 덧붙였는데 서천과 이름으로만 보면 생소해 보이는 장암진은 서천지역의 중요한 방어 요충지였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수없이 서천도 와보기도 했지만 군산을 자주 가기에 서천은 지나가는 여행지로서 그냥 지나치지만은 않았다. 우연하게 발견한 장암진성은 당나라가 백제를 침략할 때 가장 먼저 상륙한 곳이고, 또한 최무선(崔茂宣) 장군이 왜적을 격파하는 등 역사적으로 뜻깊은 곳이라고 한다.  

충청남도 기념물 제97호로 지정된 장암진성은 고려시대에 불려지던 명칭으로 면적 74,198㎡. 둘레 약 660m의 조선시대에는 ‘서천포영성(舒川浦營城)’ 또는 ‘서천포진성(舒川浦鎭城)’으로 불렸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에 따라 축조된 평산성(平山城)으로, 주변에 산재해 있는 암반에서 석재를 채취하여 성석(城石)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나지막한 야산에 자리하고 있지만 서천의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단부는 생토면(生土面)을 고르고 그 위에 자갈을 깔았다. 장암진성은 그 위에 지대석(地臺石)을 놓고, 약간 물려서 기단석으로 40㎝× 70㎝ 정도 크기의 석재로 축조하였다. 

산책을 가듯이 장암진성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고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왔다. 살짝 숨이 차는 그런 정도의 느낌이었다.   문지(門址)는 현재 북문지만이 확인되고 있고, 옹성(甕城)이 설치되어 있는데 동벽의 경우 3∼5단 정도는 기단석 크기의 돌을 사용하고, 그 상부는 사람 머리 크기의 성석으로 쌓아 그 높이가 2,5m에 이르러 성의 전략적인 요충지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군사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되던 전략은 지금은 많은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18세기와 19세기 초에는 전투를 계획하고 지휘하는 기술과 전투부대를 이동하고 배치하는 기술을 뜻한 것이 일반적이었다. 적군이 식량을 비롯한 필수품을 보급받지 못하도록 해상을 봉쇄하는 한편,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을 체계적으로 총동원하여 적군의 사기와 전투력을 오랜 시일에 걸쳐 파괴하는 전략은 장암진성이 축조되었을 때도 유효했으며 현재도 미래에도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