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의 칠갑산에서 나오는 것들
배달앱을 한 번도 다운로드 받아본 적도 없고 사용해본 적도 없다. 서비스 기획을 오래 한 입장에서 배달앱의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배달음식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플랫폼을 갖추면 소비자에게 편해지는 것이 있고 굳이 없어도 되는 플랫폼인데 약간의 편리로 공급자에게 이윤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게 된다. 배달앱의 수익모델의 핵심에는 그것뿐이 없었다. 물론 소비자는 이벤트로 몇 번의 배달에서 저렴하게 먹을 수도 있지만 결국 돌아오게 된다.
요즘에는 딱 재료가 정해져서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배달 식품의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결국에는 시스템이며 플랫폼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진정한 의미의 로컬푸드라고 볼 수는 없다. 사람들이 매번 나들이하듯이 나가서 로컬푸드 장터를 방문하는 것은 힘들다. 그렇지만 로컬의 가치만큼은 다시 돌아볼 수 있으면 하는 시간이다.
오랜 시간 음식을 보고 식재료를 보아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식재료가 좋은지 과일이 좋은지 잘 아는 편이다. 특히 식재료는 최근 몇 년간 관심을 많이 가지기 시작했다.
청양 하면 칠갑산이고 칠갑산이 휘어 감고 있는 곳에 칠갑호가 자리하고 있다. 청양에서 陽은 볕이 드는 것 즉 양지를 의미하는데 농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우선 하늘이 눈부시도록 청명한 파란 하늘이 있으니 로컬푸드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비가 주적주적 내리다가 잠시 멈췄다. 청양의 하늘에는 해가 보이지 않고 안개만 뿌옇게 자리하고 있다. 오래간만에 청명한 공기를 마셔보고 로컬푸드 장터로 이동을 해보았다.
이제 봄에 나오는 나물이 보이기 시작하는 청양 로컬푸드 장터의 슬로건은 갓 수확한 청양으로 우리 집 방상을 차리자다. 대전에도 충남의 로컬푸드 장터가 있어서 청양의 농산물의 일부는 구입할 수 있다.
어릴 때는 구기자와 산수유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했는데 관심을 가지니 잘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일이나 사람 역시 관심을 가지고 세밀히 살피다 보면 안보이던 것이 보인다. 그러면 더욱더 애정이 가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 법이다. 그렇지만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개인적으로 칠갑산에서 난다는 칠갑산 무청시래기로 만든 음식이나 국이 먹고 싶었다. 무김치를 담그고 나서 무청 시래기를 만들려다가 잊고 그냥 베란다에 방치를 했더니 썩어버린 과거가 갑자기 생각난다. 시래기는 지금은 건강식의 재료이지만 먹을 것이 없었을 때 생명을 연장시켜주었던 구황 음식의 재료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는 맛있고 건강한 차를 구매 안 한 지가 오래되었다. 차가 몸에 좋은 것을 알면서도 자주 마시지 못하는 것을 보면 생각이 많이 복잡한 모양이다. 지역에서 생산된 것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장터를 넘어서 이제는 어떻게 건강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정보도 전달하면서 로컬의 가치를 키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