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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7. 2016

셜록: 유령신부

셜록의 마니아를 위한 영화

이 영화는 셜록을 좋아하고 추리를 좋아하는 마니아가 아니라면 욕먹기 딱 좋은 영화다. 필자의 경우 셜록 홈즈를 모두 읽어보고 영드 셜록 역시 본 입장에서 이 영화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마치 소설 + 영드 셜록을 믹싱 해서 확 압축해놓은 듯한 스토리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TV 드라마였던 IRIS를 적당하게 편집하고 믹싱 해서 내놓은 IRIS극장판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IRIS보다 나쁠 수 있는 것은 셜록은 훨씬 방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추리소설에 기반했다는 점이다. 


그걸 압축해놓았으니 대체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이 들만하다. 본래 영화가 드라마보다 좋은 것은 2~3시간 만에 기승전결이 담겨 있다는 점인데 이 영화는 기승전결이 담겨있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기승전결이다. 


영화의 초반은 그럴 듯했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런던, 충격적인 살인사건 발생! 몇 시간 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가 복수를 위해 런던 도심에 나타났다. 셜록과 왓슨은 이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여기에 셜록의 최대 적수라는 모리아티 교수가 셜록의 상상 속에서 남아 끊임없이 그를 괴롭힌다. 


이 영화를 두고 극장판이니 TV 드라마이니 거론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하다. 원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셜록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셜록:유령신부는 셜록 시즌3에서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전후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상황설명을 하다 보니 전후관계가 모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상당수의 관객들은 이 영화가 참 당황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은 실제 이미지의 셜록과는 거리가 상당히 멀다. 차라리 베네딕트 컴버 비치의 셜록이 더 셜록의 이미지에 가깝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셜록은 원래 대인관계가 그렇게 좋지 못한 캐릭터다. 평범한 사람에 비해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고립되고 고독한 길을 걸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셜록은 그런의미에서 좀더 괴팍하고 자기중심적이고 멀게만 느껴지는 인물이다. 



셜록을 보고 싶은 사람은 영드를 보면 이해가 더 쉽겠지만 소설을 이미 접해본 사람이라면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셜록 시리즈가 상당히 많기는 하지만 미해결 사건 위주로 보면 좋다. 이미 BBC는 이 영화를 개봉하기로 결정하면서 방송된 스페셜 방송분에 20분 분량의 제작진 및 배우 인터뷰를 더해 극장판으로 만들었다고 고지한바 있다. 


소설은 읽지 않고 영드도 보지 않았지만 배네딕트 컴버비치의 그럴듯한 셜록 극장판을 원했던 관객이라면 실망할만 하다. 그러나 셜록 마이니라라면 이 영화 선택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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