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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0. 2016

하동에서 만난 재첩과 자연

한국의 알프스 하동

하동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여행 명소가 있다. 조영남의 노래인 화개장터로 많이 알려진 화개장터뿐만이 아니라 섬진강, 쌍계사, 최참판댁등이다.  그리고 먹거리인 재첩을 그곳에 가면 만나볼 수 있다. 하동은 지리산이나 섬진강 같은 수려한 자연환경 덕분인지 여유로우면서도 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빠르게 변해가는 도시 속에서 조금이라도 뒤쳐질까 정신없이 달려온 현대인들에게는 힐링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하동으로 여행 가면 누구나 한 번은 거쳐간다는 화개장터는 화개면 탑리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에는 5일장이 열리는 공간이기도 하며 전국의 어느 시장보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 화전민들은 고사리, 더덕, 감자 등을 가지고 와서 팔고, 전라도 구례, 경남 함양 등 내륙지방 사람들은 쌀보리를 가져와 팔던 것이 지금 화개장터의 시초가 되었다. 사실 화개장터의 기원을 찾아가보면 BC 2333년까지 올라가게 된다. 동국여지승람에는 협포라고 기록되어 있고 삼한시대에도 협포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해방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곳은 우리나라의 7대 시장에 속한 곳이다.

하동에서 짙은 녹음과 멋진 풍광을 보여주는 불일폭포는 쌍계사를 통해서 갈 수 있는 명소이다. 쌍계사는 신라 성덕왕 21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오래된 하동녹차 유래를 알 수 있는 차시 배추 원비, 해동 다성 진감선사 추앙 비, 차시배지가 그곳에 있다. 양쪽에 하나씩의 기둥을 받치게 한 '일주'를 지나 쌍계사 경내를 지나 2시간 정도를 지나가면 불일폭포를 만나볼 수 있다. 용이 승천하면서 꼬리로 살짝 쳐서 청학봉과 백학봉을 만들고 그 사이로 물이 흘러내려 폭포가 되었다는 불일폭포는 고려시대의 지눌 국사가 수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명소다. 

하동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보면 금방 배가 꺼진다. 이때 먹어주어야 할 하동 지역 음식으로는 재첩을 이용한 음식을 권해본다. 하동의 섬진강 일대에서는 아낙들이 '거랭'이라는 막대기로 재첩을 잡는다. 섬진강 재첩은 섬진강의 민물과 남해의 바닷물이 합쳐진 곳에 주로 서식한다. 재첩은 눈을 말게 하며 피로를 풀어주기로 유명한 조개다. 뽀얀 국물 속에 조갯살과 부추가 가득히 담긴 재첩국은 국물 맛이 담백하면서도 개운하다. 


재첩은 재첩국도 유명하지만 참기름과 재첩, 고추장이 버무려진 재첩 비빔밥 역시 섬진강 재첩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다. 

하동 하면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녹차다. 하동의 녹차는  신라시대에서부터 시작되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하동의 차나무는 키가 작은 떨기나무로 늘 푸른 나무이다. 따뜻한 남쪽 지방(특히 하동 지방)에서 재배하여 남부 지방의 산기슭에서는 저절로 자라기도 한다. 차나무 잎은 음료로 마시는 차의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차나무라고 부른다. 차는 만들어지는 방법에 따라 크게 녹차와 홍차로 나위는데 어린잎을 따서 그대로 쪄서 말린 것을 녹차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녹차를 생산한다. 


봄에 새로 돋아나는 차나무 잎은 그 모양이 새의 혓바닥처럼 생겨서 이때 딴 찻잎으로 만든 차를 ‘작설차’라고 부르며 최고급으로 친다. 작설이란 ‘참새의 혀’라는 뜻의 한자어이다. 매년 5월쯤에 개최되는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에 가면 '정금리 차나무'에서 추출한 찻잎을 구경해볼 수 있다. 

섬진강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공원 역시 하동 여행에서 들려봐야 될 곳이다. 서울의 한강은 과거의 모래톱이 모두 사라졌지만 하동 섬진강에서는 드 넓은 모래톱을 만나볼 수 있다. 하동 지역민들의 바다농사를 하는 공간 섬진강은 백사장처럼 넓은 모래톱과 자그마한 조개 재첩들이 사는 공간이다. 섬진강은 윗마을에는 전라도 구례 사람들이 살고 아랫마을에는 경상도 하동 사람들이 산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강줄기처럼 이곳에서는 지역감정 같은 것은 없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재첩이라는 맛 좋은 조개가  강바닥에 가득한 하동의 여행은 먹을거리가 있어서 좋고 즐길거리와 볼거리가 있는 곳이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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