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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1. 2020

옥천 탐방

옥천 청성면에서 만난 꽃

봄에 피는 꽃이 피어있는 시간은 유난히 짧게 느껴진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꽃길만 걷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꽃이 피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배려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지켜오던 것을 그대로 모두 하려고 하면서 꽃을 피우는 것은 가능하지가 않다. 관계의 꽃은 소통, 배려, 사랑이 균형점을 찾는 과정에서 피어날 수가 있다. 날이 조금 추워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걷기에는 좋은 온도다. 

청성면의 중심을 흐르고 있는 옥천의 보청천의 주변으로는 자전거도로와 함께 자연 풍광을 보면서 걷기에 좋은 길이 만들어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급속하게 확산된 곳은 모두 대도시였다. 미국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등의 확산 양상은 바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대도시에서 급속한 확산을 보였다. 

규모화 되고 대도 시화되면서 우리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많이 접하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 19의 확산 지역도 대도시 위주이며 이렇게 한가한 풍광의 옥천 같은 지역에서의 확진자는 많이 나오지 않았다. 요즘에는 굳이 대도시에서 사는 것에 대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날 좋은 날 보청천에 나와 낚시를 하는 낚시꾼들의 모습이 보인다. 옥천에도 낚시가 잘되는 포인트가 있는데 금강유원지나 여러 곳 있는데 그곳에서는 코로나 19로 인해 낚시의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차라리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에서의 낚시를 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이날 걸어본 거리는 청성면의 청산 노인복지관이 자리한 곳에서 상춘정을 지나 청성 삼거리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거리로 보면 4km 정도로 한 시간 남짓의 봄 산책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청성면은 옥천을 대표하는 포도가 생산되는 곳이어서 포도홍보관도 만들어져 있다. 

상춘정을 저 건너편에서 본 것과 다시 건너편으로 돌아와서 본 것은 느낌이 또 다르다. 저 멀리 돌아가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계단이 보인다. 

제주도가 봄이 되면 끝없이 피어 있는 유채꽃을 보기 위해 간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그냥 이렇게 한적한 곳에 피어 있는 유채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햇빛이 풍부하고 따뜻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유채는 추위에 약하다. 연한 잎과 줄기는 나물이나 김치로 만들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는다고 하는데 무슨 맛이 날지 궁금하다. 유채 씨는 아주 오래전부터 기름을 짜는 용도로 사용했기에 쓰임이 많은 십자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봄꽃을 이렇게 만나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만들어가야 하는지 모두들 돌아보는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두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방식으로 변하는 사회생활에 직면해 있다. 옥천을 걸어보면서 건강도 챙겨보고 봄꽃도 만나면서 관계의 꽃을 어떻게 피울지 고민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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