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4

옥천 선사공원의 시계

사람은 숨을 쉬어야 살 수 있는 생명체다. 아주 오래전에도 그랬고 미래의 사람들도 완전한 디지털화가 되지 않는다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 수많은 바이러스가 지구 상에 있지만 우리는 그것 외에도 불안정한 탄소의 동위원소를 마시면서 살아간다. 대기로 들어오는 우주 광선에 의해 생성되는 그 동위원소는 아무 먼 은하계에서 오는 것도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매우 복잡한 생명체와 원소들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들어오고 나간다. 

옥천의 선사인들이 모여 살았을 그곳에 옥천 선사공원이 조성이 되어 있다. 선사인들은 대부분 강이나 천을 끼고 살았는데 생수 확보와 먹을거리 확보가 용이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옥천 선사공원은 조성된 지가 얼마 안 되어서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의 옥천 여행지다. 

우리는 1년 전의 일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데 수천 년 전에 살았을 선사인들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보고 어떻게 진화했는지 살펴보며 우리의 미래를 추측해보기도 한다. 그들의 사용했던 돌보다 스마트폰이 너무나 복잡하고 정교해 보이지만 그건 지금의 관점일 뿐이다. 

옥천 선사공원에는 고인돌 체험장을 비롯하여 사진 체험, 석탄리 지석묘, 솟대, 장승, 수북리동장선돌, 남곡리동장선돌, 움집등이 자리하고 있어서 선사시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아무리 미세먼지를 조심하더라도 우리는 평생 동안 불안정한 탄소의 동위원소를 마시는데 이것은 일종의 시계다. 탄소 원자의 불안정한 핵이 베타 붕괴를 통하여 전자를 방출함으로써 클릭 거 린다. 그렇지만 우리가 숨을 거두면 더 이상 신선한 탄소가 들어오지 않고 클릭 소리가 희미해져 간다. 불안정한 탄소가 바로 C-14다.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물건들은 선사시대에 관련이 있는 것도 있다. 고고학계에서 연대를 측정할 때 클릭 소리가 희미해져 가는 C-14를 기준으로 추정해낸다. 전국에 있는 자연휴양림이 숙박시설을  제외하고 야외시설은 오픈되기 시작했다. 요즘 같은 때에 옥천 선사공원은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에 자리한 선돌들은 대청호 수몰지역 등에 있었던 것이 많다. 옥천 군역 시 대전과 맞닿아 있기에 대청호 건설로 수몰이 많이 되었기 때문이다. 선돌의 암질은 대부분 편마암이고 선사시대에 신성시되는 경우가 많았다. 

도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인류의 역사는 얼마 되지 않았다. 화석 기록은 인류가 하나의 계통을 따라 진화했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을 벗어나게 했고, 같은 시간과 공간에 여러 계통이 공존하면서 복잡하고 가지가 무성한 진화 유형을 드러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우리 역시 행동에 작은 진화과정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