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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7. 2020

집콕

요리, 청소, 감상, 놀기, 읽기

살고 있는 집이 글의 주제가 될지 몰랐다. 생활 방역으로 바뀌면서 집에서 집콕 생활을 할 수 있는 글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침실과 작업공간, 서재가 따로 있지만 가장 많은 시간은 작업공간 아니면 거실이다. 미술작품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거실을 마치 미술관처럼 꾸미고 싶었지만 살짝 어설프게 꾸며놓고 사는 편이다. 살고 있는 집의 베란다가 넓은 편이어서 이것저것을 놓았지만 생각보다 거실이 편하다. 

이곳저곳에 책이 많이 있지만 침실에는 책을 놓지는 않는 편이다. 그냥 쉬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고 싶기 때문기도 하다. 보통 요리를 할 때 이 공간을 가장 많이 활용하게 된다. 아일랜드 식탁은 약간 좁다고 생각되는 싱크대보다 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브런치의 상징이면서 그 분위기가 좋은 여성의 이미지와 다양한 미술작품들의 이곳저곳에 걸려 있는데 대부분 유명 화가의 작품을 다시 그린 것이기도 하다. 

집콕 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 우선 요리부터 시작해서 할 일 없을 때는 걸려 있는 그림을 바라보고 있거나 바닥이 하얗기 때문에 지저분한 것이 보이면 운동과 겸해서 청소를 시작한다. 대신 무릎을 꿇고 하는 방식보다는 몸을 최대한 이용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운동이 많이 된다. 

가끔은 그냥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기도 한다. 소설책 같은 것은 그냥 글을 쓸 수 있는 상태(?)가 아닐 때 읽어본다. 

개인적으로 클림트라는 화가의 소녀라는 작품에 마음이 간다.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한 소녀의 모습과 그녀가 입고 있는 옷의 볼륨이 자연스럽게 표현되었다.

술이라도 마시면 이제 집콕 생활의 정점이라는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 순간을 즐겨본다. 그렇게 울리지 않기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즐겨볼 수 있다. 게다가 어디를 가더라도 이 정도 크기의 화면에서 뮤직비디오를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때론 이렇게 내가 썼던 글을 좀 더 큰 화면으로 보면서 그날의 소회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요즘에는 현명하게 집콕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집에서 제대로 요가를 다 하기란 쉽지 않지만 몇몇의 자세를 해보기도 하고 다른 공간 같은 체험을 하기 위해 여행지를 생각해두기도 한다. 하려고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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