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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8. 2020

여행 방정식

언제 떠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코로나 19전까지의 여행 방정식에서의 변수는 대부분 해당 국가의 내란이라던가 국지적인 위험에 국한되었다. 보통 여행 방정식에는 비용, 시간에 변수는 누구와 함께 갈 것만 고민하면 되었다. 이제 변수는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과 이로 인해 여러 가지 활동의 제약과 불편함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변수의 크기가 상수보다 커진 셈이다. 국내여행도 좋아하지만 해외여행만의 매력은 또 다르다. 마치 큰 행사를 치르듯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삶을 그대로 느껴보는 여행을 선호한다. 

몇 년 전 필리핀의 올랑고라는 섬을 갈 때 굳이 배가 도착하기 전에 수영해서 섬까지 헤엄을 쳐갔다. 해외여행을 가서 하의에 슈트를 입은 것은 조금 오버였지만 조금 멀리까지 수영을 하려는 요량으로 입었다. 역시 필리핀의 물은 남달랐다. 

열심히 수영을 하고 오니까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졌다.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해산물과 날아갈 것 같은 밥을 넣은 볶음밥을 먹고 움직여본다. 

이제 국내에서도 망고를 보는 것이 흔하지만 아열대 지방에서 먹는 망고가 유독 맛이 좋다. 

여행산업이 다시 살아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려야 가능할 듯하다. 항공사가 이렇게 힘들어질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던가. 미국의 거대한 보잉사 역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는 A380의 설계오류 문제가 겹쳐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물의 깊이가 발목에 닿는 곳이 있긴 하나 올랑고섬처럼 이렇게 드넓지는 않다. 

각 상태에 있는 사람의 숫자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네 개의 미분방정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바로 SEIR 모형인데 이는 코로나 19로 인해 발생하고 변화하는 사람들의 상태를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알던 여행 방정식은 이제 송두리째 바뀌고 있는데 어떻게 바뀔지가 궁금해진다. 이제 그 나라의 의료서비스까지 염두에 두고 떠나야 할지 모른다. 이곳은 소중한 사람과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아무 생각 없이 얕은 바다에 누워 보기도 하고 아무렇게나 찍어도 그림이 되는 이곳에서의 추억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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