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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8. 2020

먹고살기

거부감 없는 묵요리

요즘에는 배는 고픈데 위장염 때문인지 몸의 컨디션이 예전 같지가 않다. 희한하게 주변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반응을 한다. 예전처럼 요리도 못하고 있고 위장기능의 저하로 인해 음식도 아주 맛있는 것이나 부담 없는 것을 선호하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가고 있다. 다른 사람들보다 생활환경에 제어를 많이 하는 편이어서 그런지 그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도 든다. 

문경도 묵으로 만든 요릿집들이 구석구석에 있다. 냉면 맛집들도 많은데 다음에는 그곳을 소개할 생각이다. 묵, 죽, 냉면, 막국수 등은 속에 거부감이 덜 드는 음식으로 먹기에 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 집의 음식은 직접 만든 것을 위주로 만든다고 한다. 충청북도 등에 볼 수 있는 묵밥과는 비주얼이 약간 다른 느낌으로 자작하게 육수가 잇고 김치와 무순 하고 김가루와 통깨가 얹어져서 나온다. 

도토리로 만든 식재료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재료가 같이 잘 어우러지면서 자극적이지도 않으면서 무미건조할 수 있는 식재료의 매력을 살릴 수 있다. 도토리로 만든 전도 간장에 찍어서 먹어본다. 쫀득한 것이 여행을 떠나서 먹어야 될 것 같은 그런 식감이 느껴진다. 

잘 비벼서 먹어본다. 이렇게 먹은 음식은 소화가 잘되기에 위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겨울을 대비해서 푸짐하게 만들어 놓은 메밀묵을 조금씩 썰어서 겨울밤 배를 출출할 때 멸치로 우려낸 따끈한 국물에 훌훌 먹던 것이 지금의 묵밥의 원형이다.  밥을 모두 말아서 잘 섞어서 먹어보았다. 묵밥에도 황금 레시피가 있는데 그 비결은 육수에 있다.

묵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서 문경의 산야를 바라본다. 사람들이 모여서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여행을 하던 과거에서 이제는 소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가는 여행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 지역을 알리는 여행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지자체가 많은 고민을 할 때가 되었다. 먹고살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요즘 더 잘 느끼고 있다. 사람들은 다이어트 때문에 식욕을 제어하려고 노력하지만 행복을 담은 식욕은 몸에 해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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