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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1. 2020

빛의 정체

시작한 황금연휴의 여유

차분하면서도 여유가 있으며 일상으로 조금씩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 같은 이 분위기는 다음 주에도 이어질까. 다음 주 황금연휴가 끝나고 아쉬탕가 요가를 다시 시작한다고 샘에게 카톡을 했다. 거의 두 달 보름 만에 다시 시작된 수련이다.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빛이 비치는 사물을 보지만 빛은 오랜 시간 물리학계에서의 논쟁의 주제로 거론되었다. 빛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17세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네덜란드 물리학자 호이겐스는 빛이 파동이라고 주장하며 간섭과 회절 현상을 설명했다. 

황금연휴를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근거리 여행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노루벌 야영장은 서구에서 그래도 캠핑의 기분과 함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대전의 색다른 공간이다. 사람들이 같은 마음인지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30도에 육박하는 온도에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날 정도의 느낌이다. 

우리가 보는 풍광 속의 이미지는 경험으로 습득한 언어의 지배를 받기도 한다. 독일의 문호인 헤르만 헤세가 쓴 소설 '데미안'에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즉 새로운 세계는 기존 규범을 파괴해야 열리는 것이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이라는 것은 없다. 

물만 보면 습관적으로 물수제비를 떠본다. 적당한 각도와 힘과 표면장력으로 만들어지는 물수제비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가 있다. 때론 너무 멀리까지 날아가기도 하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하는 편이다. 노루벌에 흐르는 물도 흘러 흘러 금강에서 합류한다. 노루벌은 대전 서구 흑석동 530-8에 있는 곳으로 무료로 캠핑을 즐길 수 있어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찾아와서 캠핑을 하고 있다. 

서구에서 이어지는  갑천누리길은 구절초길이며 반딧불이 함께하는 곳으로 노루벌 일원이 서구를 대표하는 생태자원으로 자리 잡게 된다. 애벌레가 살아 있는 노루의 가죽 속에서 자란 후 성충이 되어 가죽을 뚫고 나오는 기생벌이 노루벌이다.

멀리까지 가는 것도 좋지만 이번 주까지는 그냥 이렇게 주변에 자리했으며 탁 트인 곳에서 쉼을 청해 보는 것이 어떨까. 아침에는 한 사람을 기쁘게 해 주고 저녁에는 한 사람의 슬픔을 덜어주면 그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고 한다. 생태ㆍ문화 탐방의 공간으로서 주변의 역사와 문화, 다양한 생태자원이 발굴, 보존되어 있는 친환경 녹색길 속에 체험학습장과 중촌 꽃마을 도랑에서 반딧불이, 가재, 버들치 등 다양한 생물과 연산홍, 노란 창포등 식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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