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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1. 2020

성불산 (成佛山)

쉬면서 돌아볼 수 있는 휴양림

전국에 자리한 휴양림이 오픈되어 산행이나 산책이 허가되었다. 숙박시설은 언제 다시 열리게 될지는 모르지만 차로 안으로 진입을 할 수  없을 뿐 걸어서 들어가는 것은 괜찮다. 미선나무 자생지가 있는 괴산의 성불산 자연휴양림도 지금은 오픈이 되어 돌아볼 수 있다. 봄꽃이 만개한 성불산은 산 위에 부처를 닮은 불상이 있었다 하여 성불산이라 전해져 오는 곳이다. 이산은 그리 높지는 않으며 소나무가 능선 전체에 널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국적으로 휴양림이 다시 열리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조심하는 분위기이다. 숲에 사는 여러 생물들이 환경과 맺는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 숲 생태학으로 주변에 피어 있는 꽃과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트레일 런 또는 트레일 러닝으로 불리는 산악마라톤은 시골길과 산길을 뜻하는 트레일(trail)과 달린다(running)의 뜻이 합쳐진 합성어인데 달리는 대신 빨리 걸어보는 것으로 대신해본다. 

위쪽으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봄꽃의 잔치라고 할 만큼 주변에 꽃이 정말 많다. 이곳의 산행코스는 기곡 버스정류장(45분/1.5km) -420봉(45분/1.6km) -정상(40분/2km) -능선 안부(20분/2km) -광전리 (7.1km, 2시간 30분)이다. 

정상에는 인근에 가리는 것이 없어서 멀리까지 시야가 트이는데 동으로는 맹아 저수지와 그 너머로 박달산이 보인다. 낮은 산이지만 풍광이 좋은 곳이다. 

아직 소만이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여름이 된 기분이다.  소만에는 태양이 황경 60°의 위치에 올 때이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 최근 비극적인 화재사고도 있었지만 가뭄이 지속되고 있다. 소만 무렵 심하게 가무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여 물 준비를 부지런히 해두기도 한다.

그래도 봄꽃을 보고 있으니 여행 온 기분이 난다.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1년 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들게 된다. 이제 2/4분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인 듯하다. 

미선향이 피어나는 계절이지만 소만의 무렵을 '보릿고개'라고 하는데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목숨을 지탱하던 때였기도 하다. 봉숭아꽃이 피면 꽃과 잎을 섞어 찧은 다음 백반과 소금을 넣어 이것을 손톱에 얹고 호박잎, 피마자잎 또는 헝겊으로 감아 붉은 물을 들이는데 이때 첫사랑을 기다린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봄햇살 아니 여름과 같은 느낌의 햇살 속에 에너지를 받아본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소만이 들어가 있는 달로 쑥쑥 무언가가 자라기도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때아닌 보릿고개를 겪는 사람들도 있을 듯하다. 5월은 행복이 전해지는 달로 선물과 마음으로 그리고 풍경으로 마음을 채워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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