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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4. 2020

국내여행

미스터 선샤인의  서산 유기방 가옥

생활 방역으로 돌아선 가운데 국내여행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서점에서는 국내여행과 관련된 서적의 판매가 늘어나고 국내여행과 관련된 콘텐츠의 트래픽도 늘어나고 있다. 필자의 콘텐츠에서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의 트래픽도 늘어나고 있음을 통계로 확인을 하고 있다.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여행에 대한 수요는 당연스럽게 늘어나게 된다. 대한민국 국민 역시 여행이라는 여가의 가치가 어떤지 잘 알고 있다. 해외 감염자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그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는 이때에 자연스럽게 국내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서산에 자리한 유기방 가옥을 안 가본 지가 언제인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입장이 유료로 바뀌어 있었다. 이곳 유기방 가옥은 100년의 역사가 넘는 곳으로 송림 숲과 식사, 숙박이 가능하며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의 진행이 가능한 곳이다. 드라마와 촬영 장소로 이용되었는데 직장의 신과 미스텨 선샤인이 대표적이다. 

유기방 가옥이 독특한 이유는 바로 옆에 자리한 오래된 비자나무 때문이기도 하다. 비자나무로 만들어지는 노란색의 목재는 부식되지 않아 가구·상자·조각 및 선반의 재료로 쓰이는데 바둑판 중에서 비자나무로 만든 바둑판은 최상품으로 취급된다. 

모든 나무의 특성이지만 씨에서 돋아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한순간도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자라면서 계속 씨를 맺어 후손을 남기는 노력을 한다. 나무는 끊임없이 자랄 수 있지만 사람은 오직 생각만이 끊임없이 자랄 수가 있다

비자나무를 한번 살펴보고 다시 걸어내려 가 유기방 가옥 쪽으로 가본다. 전에 왔을 때는 미스터 선샤인이 촬영되기 전이었으니 당연히 알지 못했다. 물이 위에서 흩부려지고 있고 분위기가 봄 봄 하지만 온도만큼은 여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온다.  

건강하게 잘 사는 것과 경제의 발전이 규형을 이루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자본은 끝없이 커지길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철 카슨은 새들의 노랫소리가 갑작스럽게 멈추게 된 일, 새라는 생명의 색과 아름다움과 관심이 소멸하게 되는 일 자체가 격렬한 후회를 느낄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한 장면을 보니 이 장소가 그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종의 최측근인 궁내부 대신으로 전직 무관 출신으로 조선을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칼을 빼들 인물 정문을 유진 초이가 찾아갔던 그 장면 속 건물이 이곳에 있다. 

당시 궁내부 대신이었다면 이 정도 규모의 집에서는 살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청렴하게 등장했기에 설정으로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 

유기방 가옥의 건물들은 모두 개방이 되어 있어서 신발을 신고만 올라가지 않는다면 모든 방에 들어가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먼지가 자욱하게 앉은 곳이 많아서 잘 보고 앉아야 한다. 

가만히 고택에 앉아서 물이 흩뿌려지는 소리와 새소리, 조용한 가운데 잔잔하게 틀어주는 음악소리를 들어본다.  최근에 케이티 멜루아라는 가수가 부른 "I Will Be There"이라는 노래를 듣는데 가사도 괜찮고 조용한 가운데 편안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항상 거기에  있을 것이라는 후렴구는 누구나 그런 사람 한 명의 존재를 의식하게 한다. 

국내여행을 하면서 오래된 이야기도 접해보고 한국만의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이 오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유기방 가옥은  1900년대 초에 건립되었으며, 면적은 4,770㎡으로  북으로 ㅡ자형의 안채와 서측의 행랑채, 동측에는 안채와의 사잇담과 근래에 지은 주택이 안마당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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