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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4. 2020

보릿고개

옛 마을과 한 그릇의 열무국수

요즘의 분위기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의미의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느낌이다. 한 달 한 달이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다. 다음 주에 다가오는 소만과 다음 달 5일의 망종 사이는 옛날 사람들이 힘들어했다는 그 보릿고개였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망종까지 헐벗고 굶주린 백성이 많았는데  보리 방귀를 연신 뀔 정도로 보리를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다.  보릿고개를 한자로 쓰면 궁춘(窮春), 춘빈(春貧), 춘기(春飢), 춘기근(春飢饉)등으로 표현하였다. 

절기가 다가와서 그런지 몰라도 문득 아산의 외암 민속마을이 가보고 싶어 졌다. 실내공간은 들어가 보지 못하지만 지금 외암 민속마을은 무료로 둘러볼 수 있다. 망종(芒種)은 24절기의 아홉째로 벼, 보리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씨앗을 뿌리기 알맞은 때라는 뜻으로 이런 민속마을과 잘 어울려 보인다. 

무주에 가면 유명한 반딧불이 바로 망종을 기점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열무국수가 한 그릇 먹고 싶어 졌다. 

외암 민속마을 주변에는 적지 않은 토속음식점이 있는데 이런 열무국수를 잘하는 집들이 많다. 열무김치는 우유보다 많은 칼슘이 숨어 있고 섬유질과 비타민 A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여름철 땀으로 소진되었던 신체에 시원한 기운을 돋게 해 주기에 지금부터가 제철이다.  

시원하면서도 칼칼하고 입맛을 당기는 열무국수를 한 그릇 했더니 열무김치를 담고 싶어 졌다. 한여름 내내 담가 먹어도 싫증이 나지 않으며, 국수를 말아먹거나 보리밥에 넣어 비벼먹는 서민적인 김치인데 국물을 어떤 것으로 낼지도 고민되지만 오이와 함께 넣어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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