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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4. 2020

수확 (Harvest)

수확을 앞둔 장동의 보리밭

망종이 되기 전 황금색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보리밭의 보리는 수확을 해야 한다. 장동에는 보리밥을 잘하는 집들이 여러 곳 있는데 장동의 보리밭과 어울리는 시기에  와서 주변을 돌아보고 보리비빔밥은 한 그릇 하는 것도 괜찮다. 가을에 익어가는 벼를 보는 것도 장관이지만 봄과 여름 사이에 익어가는 보리도 이쁘다. 모든 음식은 먹어야 할 때가 있고 수확할 때가 있다. 때를 놓치면 노력을 해서 키워놓은 것도 쓸모 없어진다. 

멀리서 보면 유채꽃밭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가을에 코스모스가 하늘하늘하게 피어나는 곳으로 봄에는 보리가 지천에 가득 차서 넘친다. 보리 팰 때 가장 맛있다는 우여회도 제철 생선이듯이 이맘때의 보리는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아래로 내려가서 사잇길로 걸으면 익어가는 보리를 바라본다. 다음 주나 그다음 주에 수확이 끝나면 이 풍광도 2020년의 상반기의 기억으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보리는 대맥(大麥)이라고도 하는데 식량작물로는 가장 오래된 작물 중의 하나로 서기전 7,000년 전에 야생종이 재배되었다.  지금은 그 생산량이 감소하여 쌀보다 드문 곡식이 되었고 건강을 위하여 특별히 먹는 밥이지만 보리는 우리의 주곡으로 예전에는 중요한 식량이었다. 

풍요로워 보이는 풍경이다. 지금도 식량이 부족한 국가가 적지 않다고 하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생산지와 연결이 되지 않아 사재기가 더 극성이라고 한다. 

보리는 춘·추파성(봄·가을에 씨를 뿌리는 정도) 및 내한성의 정도에 따라서 겨울보리와 봄보리로 구분된다. 가만히  앉아서 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보리의 싹을 틔운 새싹보리는 칼륨과 칼슘 등의 무기성분과 비타민 C 등 영양성분이 풍부해서 TV 등에서 많이 등장한 바 있다. 

 키운 새싹은 녹즙처럼 갈아 마시거나 샐러드, 비빔밥 등에 활용 가능하며 말린 후 프라이팬에 볶아 차로 마셔볼 수도 있다. 보리밭은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해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대전 대덕구 장동도 그런 곳 중에 하나다.  

보리를 보았으니 보리비빔밥을 먹어봐야 할 듯하다. 봄에 나오는 나물과 청국장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어서 먹으면 몸에 좋고 소화도 잘되니 일석이조다. 

보리와 쌀을 적당히 섞어서 내놓는 음식점이다. 보리는 맥아당, 전분, 단백질 등을 주성분으로 하며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소화를 돕고 혈당강하 작용을 한다.

나물을 모두 집어넣고 쓱쓱 비비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확은 노력해서 심어야 하고 키워야 하고 마지막에 걷어들여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황금색의 물결을 이루는 보리밭은 볼 수가 없다. 삶에서 긴 시간을 가지고 수확해야 할 것이  있고 짧은 시간을 두고 수확할 것이다. 긴 시간을 들인 것은 그만큼 많을 것이고 짧은 시간을 들인 것은 적은 것이 당연하다. 당신에게는 지금 수확할 보리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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