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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8. 2020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정대연 윤미향 사태를 바라보며...

사회에서 동창이나 지인 등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모임을 수없이 많이 만들게 된다. 사적인 것이지만 공동체적 성격이 있으며 대부분 균등한 회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학교 모임 통장은 카카오 뱅크 모임통장을 이용하고 있다. 참여하는 모든 참여자가 얼마가 현재 남아 있고 누가 회비를 미납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많이 모이지 않더라도 투명성은 서로의 신뢰를 바탕을 만들어준다. 하물며 사적인 모임도 그런데 역사적으로 아픔이 있었던 사회적 이슈와 의미를 가진 정신대 할머니를 후원하고 그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일명 정대연(정의 기억 연대)이라는 단체의 활동이 문제시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대연의 활동이 어떠했는지도 모르고 솔직히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리고 윤미향이라는 사람이 그 단체를 이끌다가 비례대표로 국회위원이 되었다는 것어 처음 알았다.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그 본질을 알리고 글로 전달하는 일은 해왔지만 어떤 단체나 조직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냥 좀 시끄럽다가 말겠지라는 생각으로 가끔 TV에서 언급되는 것만 보다가 그녀의 해답이 명쾌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선 일본군 위안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투명하고 명쾌해야 한다. 그런 단체를 이끌기 위해서는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는 일에도 조심하고 조심해서 하지 말아야 한다. 첫 번째 이슈가 되었던 것은 딸의 외국 유학생활이다. 그 해명을 사실로 보고 남편 배상금으로 충당이 가능했다 하더라도 보내지 않는 것이 맞다. 유학생활을 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중산층의 집안이라도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군 위안부의 그 아픔을 같이 짊어진다는 단체를 이끌고 십시일반으로 후원하는 서민들의 입장을 고려한다면 가슴이 아프더라도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했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식이 원하는 길을 걷기 위해 도와주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이슈로 안성 쉼터의 문제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그곳에 쉼터 건물을 구입할 수 있다 치자. 그런데 건물을 구입하거나 거래나 관리에 그녀와 관계된 인물이 엮여서는 안 되었다. 관계가 없는 제삼자와 거래되었고 매입과 매도 과정에 석연치 않은 결과가 없었어야 한다. 


세 번째 이슈로 아파트를 구입할 때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를 매도하고 낙찰을 받았다고 했는데 그 시기가 맞지 않자 적금을 깨고 빌렸다고 말을 바꾸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윤미향 당선인은 말의 일관성이 없다. 여러 이슈를 다 감안해서 보더라도 그냥 일반적인 단체를 운영했다면 보통의 국회위원 자격(깨끗하지 않은데 깨끗한 척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왜곡된 국민의 보편성)으로 볼 때 큰 문제(?)라고 볼 수 없다. 


후원받은 돈을 어떻게 사용하였는지 명확하게 밝히다 보면 드러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정의연이 지금까지 활동하는 취지가 후원받은 돈을 대부분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쓰겠다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단체의 활동의 비중이 그런 문제 해결을 위한 것뿐이 아니라 단체를 운영하기 위한 비용 등에도 상당 부분 쓰인다고 알렸어야 한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한반도의 국민들에게 했던 수많은 악행들과 피해 입었던 많은 분들의 실상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이런 문제로 극우보수와 일본 극우에게 빌미를 주는 것은 문제가 크다. 오얏나무는 자두보다 약간 작지만 맛이 좋아서 몰래 따먹고 싶어 진다고 한다.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 수가 있기에 오얏나무 밑에 지나갈 때면 갓을 고쳐 쓰지 말라고 한 것이다. 역사의 무게를 감당하고 싶어 했다면 오해가 될 만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했었다. 


아직까지 국회위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보면 일반국민이 보는 관점과 후보자나 당선인이 보는 관점의 차이는 거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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