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당골(佛堂谷)에 자리했을 문수사
문수암이라는 사찰은 옥천에 자리한 사찰로 작지만 평온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충북 옥천군 청성면 도장리 127번지에 자리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인 문수암은 동북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낮은 야산에 있으며 중심이 되는 대웅전은 정면 3칸·측면 2칸 규모의 맞배지붕 건물이다. 사찰은 자신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다. 사물마다 완전히 성숙하는 시기가 있는데 성숙한 열매를 평가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시기를 식별할 줄 아는 능력이 중요하다.
고속도로도 있고 폭이 넓은 국도도 있지만 모세혈관처럼 만들어져 있는 지방도로를 다니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사람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모세혈관이 잘 발달되고 활용되어야 하듯이 지방의 흐름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문수암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안으로 들어왔다. 봄이면 벚꽃이 아름다울 것 같은 곳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의 청산현 불우조에 보면 ‘문수사는 문수산에 있다. 문수산은 현(縣)으로부터 서쪽으로 19리에 있다’고 적혀 있다. 문수사는 어디에 있었는지 모르지만 도장리 마장동 뒷산에 불당골(佛堂谷)이라 부르는 곳에 절터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는 기와편과 도자기 편 등의 유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곳이 문수사 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와보니 문수암은 그냥 조용하면서도 평온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대웅전 왼편의 작은 언덕에 자리 잡은 삼성각은 정면 3칸·측면 1칸 규모의 맞배지붕 건물로, 내부에 칠성탱·독성탱·산신탱을 모시고 있다.
계단을 올라와서 보니 보살이 눈을 감고 조용하게 중심을 자리 잡고 있었다.
같은 이름의 사찰을 경상남도 고성의 문수암을 가본 적이 있다. 고성 무이산의 문수암에서 보여주는 풍광과 옥천 문수암의 풍광은 다르지만 문수라는 이름이 곳곳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면 의미가 좋은 듯하다.
이렇게 조용한 사찰이지만 어디선가부터 조용하게 파동처럼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두 파동으로 움직인다. 파동은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패턴이기도 하다. 맥박이 만들어내는 파동은 심장과 두뇌 활동을 빠르게 할 수 있다. 평온한 곳에 와서 가만히 있으면 파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산은 충북의 명산이라는 속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