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y 23. 2020

쌍화탕 (雙和湯)

건강을 한 끼로 챙겨보는 느낌

보통 대중적인 커피전문점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전통적인 차를 좋아해서 그런 곳을 찾아가기도 한다. 모악산 국립공원에 이렇게 많은 찻집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제대로 된 쌍화탕이나 대추차는 많은 재료가 들어간다. 마치 한 그릇의 보약을 먹는 느낌마저 든다. 운전을 많이 하다 보면 피곤한데 그런 때 쌍화탕이나 대추차는 피곤을 풀어준다. 

김제 모악산으로 가는 길목에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한 카페를 찾았다. 카페의 마당에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는데 두 눈을 빼꼼히 뜨고 있는 부엉이상이 눈에 뜨인다. 저녁의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어서 그런지 하루의 고단함이 몸에 쌓이는 것만 같다. 

천장이 개방감 있게 만들어진 곳이다.  중간의 자리에 앉으려다가 창가로 옮겨서 앉아본다. 

무얼 마실까 잠깐 고민을 했다. 생강, 모과, 유자, 오미자차보다 쌍화탕과 대추차 둘 중에서 선택을 하고 싶어 졌다. 이날은 그렇지 않아도 많이 걸었으니 조금은 편한 그런 음료를 마시고 싶어 졌다.  심력(心力) 이 피로하고 기(氣)와 혈(血)이 모두 손상되었거나 또는 방사(房事)한 뒤에 노역(勞役)하고 노역한 뒤 방사하는 증(症) 등이며 큰 병을 앓고 난 뒤에 허로(虛勞)하고 기가 모자라며 땀이 나는 경우도 효험이 있다는 쌍화탕이 오늘의 선택이다. 

옹기그릇에 잘 데워진 덕분에 수저로 떠먹어야 했는데 열기가 좀처럼 식지가 않았다. 나중에 반쯤 남았을 때 후루룩 마시고 싶었는데 쌍화탕은 온도가 딱 적당했는데 옹기가 뜨거워서 좀처럼 입을 데기가 쉽지 않았다. 입술이 두터워서 닿는 면적이 넓어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조선 후기의 양반들은 보약으로서 조석으로 쌍화탕을 마셨다고 하는데 잠시 벽에 기대어서 쌍화탕을 조금씩 즐기면서 휴식의 시간을 가져본다. 얼굴을 보여 주는 거울은 있지만, 마음을 보여 주는 거울은 없다. 자신에 관한 주의 깊은 성찰을 마음을 보여 주는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다. 쌍화탕을 먹고나니 몸에 온기가 돌면서 기분좋은 느낌이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구 Caf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